[인터뷰]“숨겨진 우리 건축물 이해하면 서울이 다시 보인다”

박희용 서울학연구소 수석 19일부터 서대문도서관서 건축인문학강좌


“도시의 품격은 그 도시의 공간에서 문화를 이루어가는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이지요. 서울이라는 도시를 형성하고 있는 건축물의 역사적ㆍ문화적 의미를 이해하게 되면 인문학적으로 도시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는 12월 19일부터 서울시교육청 서대문도서관에서 열리는 고전 인문학 강좌‘역사 속 한국건축’을 5주에 걸쳐 이어갈 박희용(46ㆍ사진)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강좌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SK텔레콤과 한국출판인회의가 후원하는 이번 고전 인문학 강좌는‘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이라는 브랜드를 내 걸고 2014년 2월까지 21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에서 인문학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번 강의에서 우리 건축을 역사의 맥락에서 풀어낼 박 수석은 “히틀러는 ‘건축물은 우리의 새로운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 것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축물은 권력자의 전략적 상징이자 시대의 아이콘이었다”며 “조선왕조실록에는 광해군이 폐위된 배경에 대해 궁궐을 영건하느라 빚어진 재정적자가 주요 원인으로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 궁궐을 짓기위해 설치한 도감의 요직에는 대부분 영의정 등 권력의 중심이 자리했다. 그들이 궁궐이 완성되면 정치권력의 핵심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강의에서 동서양의 건축물을 비교해 보고 특히 한ㆍ중ㆍ일 동아시아의 건축문화간의 닮음과 다름을 소개한다. 또 한양도성이 어떻게 건설되었는지에 얽힌 이야기를 사료 등을 통해 설명한다.

제한제국 당시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건축물인 원구단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그는 “지금은 한국건축물의 형태는 문화재로서 남아있지만 도시 곳곳에는 우리가 미처 모르고 지나갔지만 역사적 의미가 서린 건축물이 적지않다. 대표적인 건축물이 바로 원구단”이라며 “대한제국의 시작을 알리는 선포식을 했던 원구단이 이제는 유명 호텔의 한 귀퉁이에 남아 그 존재조차 잊혀져 가고 있다. 이번 강의는 모르고 지나쳤던 도시 공간 속 한국 건축물의 역사를 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사란 한 공간에서 한 민족이 누렸던 문화의 집적체로 그 안에는 건축물이 함께 존재한다. 건축이 인문학의 맥락에서 해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시대의 거울인 건축물의 성격과 의미를 이해하게 되면 우리의 건축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다. 한국건축에 대한 안목이 생기면 지금 우리 삶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고 비로소 서울이라는 도시가 다시 보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강좌는 강의실을 벗어나 창덕궁, 종묘 등 주요 문화재 건축물을 답사하면서 시민들과 함께 한국 건축의 상징과 의미를 확인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박 수석의 강의는 서대문도서관(12월19~1월16일), 고덕평생학습관(12월26일~1월23일) 등 2개관에서 5주간 열린다.

강의 신청은 무료이며 자세한 일정은 서울시교육청 평생 학습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인터뷰=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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