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사추위 운영방식 개선 1순위

■ 지배구조 칼 빼든 신제윤
'따로 노는' 사내·사외이사 임기 통일 목소리도
금융지주회장 자회사 인사개입 방지 추진
사내이사 비율 조정·금융지주체제 재검토 필요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수술과 관련해 속도전을 예고하면서 어떤 부분에 손을 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를 막기 위해서는 이사회 구조 및 사외이사추천위원회와 회장추천위원회의 구성ㆍ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지주사 지배구조와 관련해 짚어봐야 할 문제점 네 가지를 알아본다.

① 폐쇄적인 회추위ㆍ사추위 운영방식

지금의 사외이사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를 뽑는 구조다. KB는 회장과 사외이사 4명이 사외이사를 뽑는다. 그러다 보니 사외이사의 힘이 절대적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를 선출할 때도 사외이사들이 선택한 사람이 됐다. 신한금융도 회장과 사외이사 5~7인이 사외이사를 고른다. 하나금융은 이사회 의장과 이사회에서 선발된 6인 이내의 이사가 사추위를 진행한다.

금융 당국의 사외이사 모범규준을 보면 사추위원 중 절반 이상만 사외이사가 하면 된다. 금융권에서는 사추위를 꾸릴 때 전문가나 대주주 관계자, 언론 같은 외부인이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회장추천위원회도 마찬가지다. KB는 회추위를 사외이사 9명이 한다. 사외이사에 잘 보여야 회장을 할 수 있다. 신한은 회추위에 사내 등기이사인 회장이 들어간다. 회장을 포함해 사외이사 5~7인이 한다. 하나도 경영발전보상위원회 소속인 회장이 회추위 구성원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회추위나 사추위를 할 때 자문단을 반드시 운영하도록 하고 위원회 표결시 외부인이 참여하도록 해야 견제가 가능하다"고 했다.

② 적절한 이사회 구성 비율은?

모범규준을 보면 이사회 내 사외이사의 비율은 절반이 넘어야 한다. 문제는 효율성과 독립성을 어느 수준으로 맞출 것이냐다. 일반적으로 사내이사가 많으면 효율성은 낮아지지만 경영진 견제가 어렵다.

ISS 보고서로 내홍을 겪은 KB금융은 사내이사 3명에 사외이사가 9명이다. 1대3이다. 신한은 사내이사가 2명이지만 사외이사가 무려 10명에 달한다. 아직 지배구조 문제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은 하나금융은 사내이사 4명에 사외이사 8명이다.

③ 임기 불일치

모범규준은 사외이사의 임기를 최초 2년에 1년씩 연장해 최장 5년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매년 거르겠다는 뜻이었지만 오히려 당국이 5년까지 임기를 보장해준 꼴이 됐다. 사내이사들은 임기가 3년이다. 재연임을 노릴 수 있지만 쉽지 않다. 이러다보니 임기 불일치에 따라 균형추가 쏠린다. 사내이사는 연임을 위해 사외이사 눈치를 봐야 한다. 금융 당국의 고위관계자는 "사외이사도 임기를 3년으로 조정하고 한 번만 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④ 지주회사제 필요한가?

금융권에서는 우리 현실에 지주회사제도가 맞느냐는 문제제기가 많다. 은행이 주력이다보니 지주회사가 은행의 인사와 경영, 투자 방향까지 간섭한다는 논리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이 빚어진다. 은행 금융지주회사가 비대해지면 제2의 한국투자금융지주나 미래에셋 같은 금융사가 나올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은행 금융지주사는 밀어주기로 증권이나 보험 계열사를 키우고 있다. 은행인력이 계열사로 가 발전을 더디게 한다. 금융계 관계자는 "카드 사태처럼 계열사 부실이 은행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지주회사제를 도입했지만 우리 실정에는 잘 안 맞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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