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차원의 한국 영화가 나올 때가 됐다`던 강우석 감독 의 공언은 실언이 아니었다. 관객 1,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만난 강 감독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원에 감사한다”며 다소 상기된 모습이었다. 또한 강 감독은 “공명심으로 비쳐질 수도 있겠지만 한국 영화 발전 방향을 골몰하고 충무로 정서를 넘어서지 않는 선으로 걸어갈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강 감독은 “차기작으로 계획한 `공공의 적2`는 제작비 30억원을 밑도는 영화”라 말하고 “작품의 질에 기반해 한국 영화 제작 편수를 늘리는 데 당분간 일조할 계획”이라 덧붙여 몇몇 대형 블록버스터의 독주가 점쳐지는 `실미도` 이후 영화계에 대한 의견도 잊지 않았다.
`실미도`는 또한 한국 영화수출 역대 최고의 조건(최소 계약금 300만 달러)으로 일본과 배급 계약(9월 개봉)을 체결할 예정이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광고ㆍ홍보비(300만 달러)를 제하고 남는 수입은 일본측과 반씩 나눌 계획이어서 필름을 일괄적으로 팔아 넘기는 게 주류였던 수출 형태에도 약간의 개선이 더해지게 됐다.
플레너스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배급사 시네마서비스의 행보에 대해서도 감독은 “ 여러 가지 소문이 나돌았지만 어느 곳과 합병하거나 제휴하더라도 독점이 우려되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국 영화계의 필요에 기민하게 움직이면서 `많은 자본을 끌어 들여 한국 영화를 가장 많이 만드는 집단으로 남을 것`이라는 게 `충무로 최강자`인 강 감독의 일관된 방침이자 자신감.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강 감독은 ``실미도`로 번 돈을 어떻게 쓰는지 지켜봐 달라`는 주문에도 거칠 것이 없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