梨大 기혼여성 정식입학, 금혼학칙 폐지후 처음

이화여대(총장 신인령)에 금혼학칙 폐지 후 58년만에 기혼여성 두명이 정식으로 입학했다. 주인공은 04학번이 된 초등교육과 기성화(29) 씨와 약학부 전영미(32)씨. 두 사람 모두 학사 출신으로 이번이 두 번째 대학입학이다. 10개월 된 딸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기성화씨는 2002년 10월 직장생활을 그만둔 후 이듬해 2월부터 학원에 등록, 임신을 한 몸으로 수능 공부를 시작한 소신파. 수능공부가 한창이던 2003년 5월에는 딸아이까지 낳았다. 이과에서 문과로 계열을 바꾸고 또 교육과정이 바뀌어서 고생도 많았지만 어릴 적부터 소망이었던 초등학교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초등교육과`에 도전, 이번에 합격의 기쁨을 맛보았다. 전영미씨는 중소의류업체 디자이너로 과장까지 지냈지만 보다 보람 있는 평생직업을 고민하다 다시 수능공부를 시작, 이번에 약학부에 입학했다. 2003년 5월에 결혼했지만 수능공부 때문에 신혼여행까지 미룬 학구파로 특히 힘들 때면 50년만에 다시 학교에 돌아와서 공부를 하는 할머니들을 생각하며 용기를 갖곤 했다고 한다. 기 씨는 “무거운 몸으로 수능공부 하느라 힘들었지만 어릴 적 가졌던 초등교사의 꿈에 한발짝 가까이 가게 되어 너무 기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화여대는 지난 2003년 2월 신입생의 입학 요건으로 미혼을 규정한 학칙 제14조와 재학 중 혼인을 금한 학칙 제 28조의 관련 조항을 개정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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