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서부대개발의 거점이자 3,000년 문화고도인 시안(西安)에서 경제ㆍ문화 쌍끌이 행보를 마지막으로 3박4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30일 삼성전자가 시안에 건설 중인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장 현장을 방문해 국내 기업의 중국 서부대개발 참여를 독려했다.
박 대통령은 "서부내륙 전진기지인 이곳에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참 대단하다"며 "꼭 성공하셔서 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산시성이 중국 경제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만큼 앞으로 산시성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서부지역에 더 많은 관심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9일 밤 시안으로 이동해 박 대통령을 직접 안내해 이목을 끌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일본 현지에서의 비즈니스 미팅 일정 때문에 시안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을 대표해 박 대통령을 맞이한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시안에 총 70억달러를 투자한 10나노급 낸드플래시 공장을 올해 말까지 건설한 뒤 내년부터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앞서 29일 박 대통령은 베이징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인 자동차 부품회사 코리아에프티 공장을 방문해 중국에 진출한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 10여명과 도시락 점심 간담회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업체들이 연구를 많이 해 우리 자동차 부품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 기반이 됐다"며 "이게 또 다른 정보통신기술(ICT)와 융합하게 되면 다양한 분야로 발전해갈 수 있는 창조경제가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삼성전자 공장과 베이징에 진출한 중소기업을 연이어 방문한 것은 방중 기간 내내 강조한 한국 기업의 서부대개발 사업 참여와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이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에 나가 성공을 거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차원의 해외 진출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30일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방문에 이어 중국의 대표적 유적지인 진시황릉 병마용갱을 찾았다. 중국 역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적으로 꼽히는 만리장성과 병마용갱 중 우리나라 대통령이 병마용갱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박 대통령이 '문화 융성'을 강조하는 만큼 한중 간 문화교류 강화의 밑바탕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그동안 방중시 지방도시로 상하이(上海)가 아닌 시안을 방문한 것 자체가 문화를 통한 상호 이해와 소통을 중시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해왔다.
박 대통령은 방명록에 "병마용에서 장구한 중국 문화의 진수를 느끼고 갑니다"라고 적었다.
또 방문을 마친 뒤 중국 산시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몇 천년 전부터 이렇게 정교한 병마용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고 인류를 발전시킨 문화가 위대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관람 도중 현지 관광객 1,000여명으로부터 환영을 받자 손을 흔들어 보이면서 "고마울 따름이지요"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병마용갱은 진시황릉에 딸린 200여개의 배장갱(陪葬坑)과 배장묘(陪葬墓) 가운데 하나다.
마지막 일정인 시안 지역 거주 한국인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의 산시성 투자가 앞으로 더욱 확대됨으로써 앞으로 유라시아 지역으로까지 경제협력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자녀 교육 문제와 유학생 지원 프로그램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차세대 재외동포 한글교육과 유학생 취업지원을 위한 맞춤형 체제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