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경기도 용인의 SK아카데미에서 열린 'SK 한마음 한뜻 대선언식' 에서 최태원(앞줄 왼쪽 세번째) 회장, 김창근(〃왼쪽) SK케미칼 부회장 등 경영진이 계열사 노조위원장 등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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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고용안정과 고통분담에 대한 그룹 단위의 노사 합의를 선언했다. 사업장 또는 회사 단위가 아닌 그룹 차원에서 노사 합의가 이뤄진 것은 한국 기업 사상 처음이다.
SK그룹 노사는 8일 경기도 용인의 SK아카데미에서 최태원 회장,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김신배 SK C&C 부회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주요 계열사 노조위원장 및 구성원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SK 한마음 한뜻 대선언식’을 열고 “회사가 어려울 때 고통을 분담하는 대신 고용안정에 노력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전 계열사가 임직원에 대한 인적 구조조정을 최대한 회피하는 등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근로자들은 임금인상 요구 자제 등 자발적인 고통분담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SK그룹 노사가 이날 합의한 사항은 ▦일자리 창출ㆍ유지를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완수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나누기 위한 기업가치의 지속적 창출 ▦성과에 따른 합리적 보상으로 업무몰입 여건 조성 ▦노조ㆍ구성원의 고통분담 및 회사의 고용안정 노력 ▦성숙된 노사관계를 SK 기업문화로 정착ㆍ발전 등 5개 조항이다.
SK그룹 노사는 또 합의안에 따른 세부사항으로 전 계열사 임원 급여 10~20% 반납, 노사 공동의 ‘SK 노사문화 연구위원회’ 설립 등을 정하고 이를 조속히 실천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최 회장은 이날 “이번 선언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힘을 키워내게 됐다”면서 “이제 그 힘과 믿음으로 더 자랑스럽고 행복한 SK를 만들어갈 것이며 구성원들에게 더 큰 행복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SK 전 계열사 노조위원장단 대표인 이주석 SK증권 위원장은 “이번 대선언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실천과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는 조직원을 믿고 투자해야 하며 조직원은 회사를 위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이 같은 그룹 차원의 합의는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만들어보겠다는 미래지향적인 자세와 통 큰 화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데 노사가 뜻을 같이했다는 의미”라면서 “지나친 욕심과 조급함으로 단기적 성과에 매달리기보다는 더디 가더라도 단단한 SK만의 조직문화와 노사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달 초부터 계열사를 돌며 “한마음 한뜻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몸소 전하고 있으며 이달 중순까지 사업장 순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직접 사업장을 방문해 구성원들과 대화한 데 힘입어 이번 그룹 차원의 노사 합의가 도출됐다”면서 “SK가 선보인 노사 상생모델이 향후 한국의 새로운 노사문화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