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가 안올라 속앓이

공기업 지분 팔아 세수부족 메우려 했는데…
기업은행·한전등 매각수입 맞추기 힘들듯

공기업 지분매각을 통해 모자란 세수(稅收)를 채우려던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가 예산을 짤 때 책정했던 주가의 수준이 워낙 높았던 반면 연초부터 주가가 게걸음을 계속하면서 매각수입을 맞추기 힘들어진 탓이다. 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기업은행 주식의 매각실무를 담당할 우선협상 주간사로 JP모건-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 메릴린치, 우리증권, 삼성증권 등 4개사를 확정했다. 신형철 국유재산과장은 “4개사와 업무수행조건 등을 협의해 계약을 체결해 주간사단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며 “최초 20곳 이상에서 선별한 만큼 별 이상이 없으면 4곳 모두를 주간사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매각대상 지분은 기업은행 총 발행주식의 15.7%(7,190만주)인데 정부는 지난해 말 세외수입예산을 짤 때 기업은행 주식을 주당 1만7,900원으로 계산해 매각수입 1조2,844억원을 예산에 반영한 바 있다. 하지만 주간사를 최종 확정하기도 전에 정부의 목표가 흔들리게 생겼다. 주가가 꼭짓점에 올라갔을 때 예산을 짠 탓에 현 주가(주당 1만6,000원선)대로 팔 경우 벌써 500억~1,000억원 정도의 손실이 생기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예산에 매각계획을 반영했기 때문에 연내 팔아야 한다”면서도 주가 수준에는 부담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정부는 현재 기업은행 총 발행주식의 51.0%를 보유 중이며 산업은행이 12.5%, 수출입은행이 3.2%를 각각 갖고 있어 기업은행의 범정부 지분은 66.7%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 예정된 한국전력의 보유지분 매각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의 매각대상 지분은 전체의 2.96%(1,890만주)로 7,300억원 규모. 정부는 기업은행의 주간사 선정작업이 대강 마무리되면 한국전력의 보유지분에 대한 매각작업에도 나설 예정이지만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서지 않을 경우 매각작업에 속도를 가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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