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3월5일] 제임스 토빈


‘금융 포트폴리오 이론 정립.’ 1981년 노벨경제학상 선정 이유다. 쉽게 풀어달라는 기자들의 요구에 수상자 제임스 토빈(James Tobin) 예일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1918년 3월5일,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난 토빈은 법학을 공부하며 부친과 같은 언론인이 되기를 꿈꿨지만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으로 항로를 바꿨다. 슘페터와 산업연관표를 만든 러시아 출신의 레온티에프 교수와 대학원생 폴 새뮤얼슨의 영향 때문이다. 법학 대신 경제학을 선택한 토빈은 케인스 연구에 빠져 모호하고 문학적 표현이 많은 케인스 이론을 구체화하고 모델화했다. 자유방임을 중시하는 공화당 출신 닉슨 대통령이 1971년 ‘우리 모두는 이제 케인스언’이라고 말할 정도로 케인스 경제학이 뿌리 내리는 데 토빈은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경제를 시장에만 맡기기보다는 정부의 제한된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토빈은 밀턴 프리드먼과 함께 20세기 중ㆍ후반을 수놓은 ‘케인스언 대 통화론자’ 논쟁의 주역으로도 유명하다. 포트폴리오를 연구한 학자답게 ‘토빈의 q’란 기업가치 평가모델도 만들고 생계최저임금을 정부가 부담하는 ‘역(逆)소득세’ 이론도 제시했다. 2002년 심장병으로 사망한 그가 말년에 전력했던 것은 ‘토빈세’ 도입. 토빈세란 세계 외환거래액의 95%를 차지하는 투기성 자금이동에 대해 전세계 국가들이 0.05%의 세금을 매기자는 것이다. 국제간 세정협력을 통해 핫머니로부터 외환ㆍ금융시장을 지키고 세수도 늘리자는 토빈의 주장은 선진7개국(G7) 정상모임과 국제연합(UN)에서 논의 중이다. 토빈세의 최대 약점은 단 한나라라도 반대하면 효과가 없어진다는 점. 미국이 반대입장을 언제까지 고수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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