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국들, 갈수록 이민자에 문 닫아

주로 무슬림 겨냥한 규제 조치들 잇따라

네덜란드의 리타 페어동크 이민 담당 장관이요즘 가장 비난 받으면서도 동시에 가장 인기있는 각료로 화제가 되고 있다. 유럽국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이민 규제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내무장관은 "페어동크 장관의 정책은 바로 독일이 원하는 것"이라며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9일 네덜란드의 강경 정책을 소개하면서 요즘 대부분의 유럽국들에서 이민자 수용 조건을 강화하는 등 유럽국들이 이민에 문을 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어동크 장관은 공공 안전을 이유로 무슬림의 부르카 착용 금지를 제안하는가하면 지난달에는 이민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네덜란드어와 문화에 대한 소양 시험을실시한다고 밝혔다. 르 피가로는 "9.11 테러와 마드리드.런던 테러 이후 이민 규제 논의가 급진전됐을 때 조차도 어느 나라도 네덜란드 만큼 선별적인 이민자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며 페어동크 장관을 '철의 리타'로 명명했다. 이 때문에 페어동크 장관은 살해 위협을 받아 4명의 경호원을 대동해 이동하고있고 때론 방탄조끼도 챙겨 입을 정도다. 마호메트 풍자 만화로 혼쭐이 난 덴마크도 이미 주로 무슬림을 겨냥한 이민 정책을 상당히 강화해 왔다. 외국인(비유럽인) 파트너와 함께 살려는 사람의 경우 자신과 파트너 모두 최소24살이 돼야 하고 "그들과 덴마크의 관계가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보다 강해야 한다는 점을 입증하라"는 조항 등이다. 이에따라 지난해 덴마크로의 망명 신청이 80%, 가족 재결합 신청이 65% 급감했다. 독일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에 이민을 한정하는 법률을시행중이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지역은 독일 국적을 취득하려는 무슬림을 상대로 사안별 '특별 면담'을 도입해 논란이 됐다. 이탈리아는 매년 법령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수용 규모의 상한선을 정한다. 이탈리아는 또 바다 건너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를 막기위한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도 지난해 망명 관련 법과 위장 결혼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이탈리아의 극우진영은 마호메트 만화 파문을 계기로 무슬림 이민자 억제 방안 마련을위한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7일 불법 이민을 차단하는 한편 외국 기술자를 선별해 이민을 허용하기 위한 기술이민 점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이외의 국가에서 영국으로 기술이민을 원하는 외국인들은 영국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자신이 가진 기술을 검증 받아야 한다. 프랑스 정부도 지난달 경제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이민자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민법안을 마련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주도로 만들어진 법안은 숙련된 직업 지식을 갖춘이민자에게 3년 짜리 취업비자를 발급하는 조항과 학위를 딴뒤 귀국한다고 약속하는유학생의 입국을 쉽게 해주는 조항 등을 담고 있다. 법안은 또 이미 프랑스에 체류하는 사람이 가족을 불러 들이기위해서는 충분한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규정하고 외국인들에 대해 불어 학습과 프랑스 법률 존중의 의무를 부과했다. 이밖에 프랑스에 체류한지 10년이 넘을 경우 거주 허가(영주권)가 자동 부여되던 관례도 없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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