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돈 선거'로 망가진 '청도군'

조용한 시골 마을 청도가 ‘돈 선거’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주민이 둘이나 죽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격의 없이 지냈던 ‘이웃사촌’이 줄줄이 구속됐다.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그리고 또 누가 소환되고 구속될지 몰라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군수까지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된 터라 군민들 사이에서는 “소박한 농촌 청도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는 참담한 한탄이 절로 나오고 있다. 청도의 ‘돈 선거 악몽’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상순 전 군수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잃은 데 이어 지난해 7월 이원동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했다. 이번에 정현태 군수마저 앞날이 불투명해지면서 또다시 재선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선거 때면 엄청난 돈이 뿌려지고 상당한 후유증을 앓았다. 한 군민은 “선거가 한번 휩쓸고 지나가면 이웃은 물론 심지어 친척ㆍ가족 간에도 등을 돌리는 것이 청도의 선거 풍토였다”고 전했다. 조용하던 청도가 이번 돈 선거 파문으로 군민 전체가 ‘죄인’ 취급을 받는 등 혹독한 시련을 겪으면서 ‘이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자정의 목소리가 지역사회에서 거세지고 있다. 후보자는 물론 유권자들도 ‘돈 선거’ 유혹을 과감히 떨쳐버리자는 것. 며칠 전에는 군 의원들을 비롯한 주요 단체장들이 “뼛속 깊이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한다. 청도가 예전 모습을 회복하고 친환경형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희망과 용기를 달라”는 호소문을 내기도 했다. ‘씨 없는 감’의 산업화로 전국적인 조명을 받기도 했던 청도가 치욕과 상처를 씻고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