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부패라운드와 기업 경영

최근 세계 주요언론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들이 올림픽 유치와 관련,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심지어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한 도시의 시민단체는 유치과정에서 세금이 부정하게 지출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오는 2월15일부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협약에 따라 「해외뇌물방지법」이 발효된다. 국제 상거래에서 외국관리에 대한 뇌물을 금지하는 법이다. 우루과이 라운드에 이어 「反부패 라운드」가 세계경제의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12월17일 해외뇌물방지협약에 관한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최근 취임한 한 장관은 직원이 뇌물 수수나 인사 청탁을 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중 한솔은 직간접적으로 금품이나 비금전적인 혜택을 주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LG도 임직원간 「윤리규범 교육 서약서」를 작성하는 등 재계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해외부패방지법과 같은 엄격한 룰을 도입했다. IBM·모토롤러 등 기업들도 나름대로 사규에 임직원의 뇌물수수 금지를 명시, 철저히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가 IMF(국제통화기금)체제에 들어서면서 요구받은 것 가운데 하나가 기업의 투명경영이다. 특히 反부패 라운드가 본격화될 경우 투명경영에 익숙한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은 상당한 고전을 겪을 것이 예상된다. 바야흐로 해외사업은 물론 국내에서도 부정한 방법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 관행이 확립돼야 한다. 기업 내부적으로 투명경영이 정착돼 재계 전체로 확산될 때,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윤리강령이나 투명경영을 약속하고 이를 어길 경우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는 것도 투명경영을 정착시키는 방법이다. 「장비조달심의위원회」 같은 위원회를 구성해 구매담당 부서는 물론 타부서 담당자들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도 투명경영을 위한 장치가 될 것이다. 물론 기업의 오너 또는 최고경영자의 드높은 윤리의식과 책임감, 사명감 등이 전제조건이다. 깨끗하고 투명한 기업경영은 주주(투자자)와 고객, 종업원은 물론 관련 기업과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게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매출을 높이고 기업을 성장시키는 핵심 경영전략으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외환위기로 국가경제를 도탄에 빠지게 만든 과거의 위정자들은 청문회에 나와서도 아무 잘못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정치인이나 관료, 기업인 등 한 집단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 부패라운드의 발효를 앞두고 열린 청문회를 보고 21세기 정보화사회에서 우리의 미래를 그려보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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