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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개 대회에서 3승, 그중에 2승은 짜릿한 역전승'. 이정민(23·비씨카드)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역대 한 시즌 최다승인 9승도 넘어설 기세다.
이정민은 7일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6,134야드)에서 끝난 KLPGA 투어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에서 연장 끝에 우승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진 2위였던 그는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에 보기 3개로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8언더파로 박성현(22·넵스)과 동타를 이루더니 18번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기록, 파를 놓친 박성현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15번홀(파5) 8m짜리 버디가 우승에 견고한 다리를 놓았다.
지난주 E1 채리티 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역전 우승한 이정민은 올 시즌 9개 출전 대회에서 3승을 거두며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섰다.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거머쥔 그는 휴식차 이번 대회를 건너뛴 전인지를 밀어내고 상금 1위(4억1,400만원)로도 올라섰다. 대상(MVP) 포인트에서 역시 선두로 치고 나간 이정민은 올 시즌 다관왕 가능성을 부쩍 키웠다. KLPGA 투어의 대표 장타자인 이정민은 지난 겨울 강도 높은 훈련으로 드라이버샷 거리를 최대 15야드까지 늘렸다고 한다. 280야드를 뻗는 드라이버샷을 자유자재로 날릴 수 있게 된 데다 아이언샷도 더 날카로워지니 우승이 봇물 터지듯 줄을 잇고 있다.
이정민이 시즌 전체 일정의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3승째를 달성하면서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경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최다승 기록은 2007년 신지애의 9승. 이 흐름만 유지한다면 기록 경신이 충분히 가능하다. 신지애는 당시 18개 출전 대회에서 9승을 쓸어담았다. 신지애까지 가지 않더라도 지난 시즌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효주의 5승은 가시권으로 들어온 상황이다. 김효주는 상금왕 등 4관왕에 오른 뒤 올 시즌 미국에 진출했다. 지난해 김효주의 3승 달성 시점은 8월 초였다. 이정민의 페이스가 두 달이나 빠른 셈이다.
3승은 이정민 개인적으로도 한 시즌 최다승이기도 하다. 2010년 1부 투어에 데뷔한 그는 그해 1승, 2012시즌 1승(서울경제 여자오픈), 2014시즌 2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후 이정민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빠른 페이스다. 상대의 경기 내용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게 최근 좋은 성적의 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최대 몇 승까지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거기까지는 생각해본 적 없다"며 넘어갔다.
한편 데뷔 첫 우승에 가까이 갔던 2년차 박성현은 뒷심 부족에 울고 말았다. 정규 18번홀에서 1m짜리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연장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에서 노련한 이정민에게 우승을 내줬다. 이정민은 "나도 짧은 퍼트를 놓쳐서 우승을 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그런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며 넘어가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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