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시장 'GAP' 바람

5개품목 21일 첫 인증 출하… 대형유통사들 "인증상품만 판매"

이마트 은평점을 찾은 고객들이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햅쌀을 고르고 있다.


농산물 시장에서 'GAP(우수 농산물 관리)'제도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농협,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앞으로 'GAP(우수 농산물 관리)'인증 농산물만 판매키로 방침을 세웠고, 농가의 경우 GAP인증에 참여하는 업체만 수천여개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확산중이다. 현재 GAP인증 농산물은 거의 없지만 21일부터 농협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등 조만간 국내 농산물의 안전 및 품질 기준은 GAP인증서 부착 여부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그만큼 GAP인증제가 빠르게 정착될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공통적 견해다. ◇GAP인증제 돌풍 거세다=2003년 9개농가로 시작한 시범사업은 지난해 965개농가로 확대됐고, 올해는 3,200여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GAP인증은 우수 농산물이라는 기준이 돼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어서 농가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영농일지를 쓰고, 엄격한 관리규정을 따라야 하는 등 몇 십년 동안의 영농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는 농민들도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GAP인증을 주관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엔 현재 수천여명의 농민들이 관련 교육을 이수하기 위해 대기중이다. 민간기관도 GAP인증제에 혈안이다. 기존 친환경인증제나 품질인증제가 관리하지 못했던 일반 농산물의 생산과정은 물론 유통단계, 이력추적까지 관리하기 때문에 이마트 등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우수한 농산물을 확보하기 위한 유용한 제도이기 때문. 현재 농협이 지난 3월 최초로 민간인증기관 자격을 획득한 이후 농수산물유통공사, 이마트, 롯데마트 등이 뒤이어 지정됐고, 현재 홈플러스 등 4곳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GAP인증 농산물 정착될 듯=관련 시행령이 뒤늦게 개정돼 GAP인증 마크를 부착한 농산물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현재 농협 주관하에 포도, 자두, 수박, 애호박, 토마토 등 5개 품목이 인증서를 달고 출하, 21일부터 농협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187곳의 신청농가에 대한 실사를 진행중이며, 8월 중순 거봉 포도와 방울토마토를 1호 상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GAP인증 상품을 전체 농산물의 10%로 확대키로 했다. 특히 이마트는 장기적으로 GAP인증 농산물만 취급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는 이마트가 판매하는 농산물(수입포함) 전체 매출의 92%에 해당한다. 이마트 신선식품담당 정규근 상무는 "우수 농가 등 70여곳을 대상으로 GAP제도 교육을 실시중"이라며 "이마트 등 대형마트가 적극 나서면 몇 년안에 GAP제도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농산물 대부분을 GAP인증 상품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GAP인증제란=GAP이란 Good Agricultural Practices의 약자로 농산물의 안전성을 위해 종자부터 재배, 수확, 포장, 유통까지 전 단계에 걸쳐 농약, 중금속, 미생물 등 위해요소 관리과정을 거친 후 우수 농산물에 부여하는 국제적 인증 제도다. 즉 규정된 농법과 농약, 수질, 비료 등을 사용해야 하며, 위생 등의 관리 및 영농일지 등의 작성 등이 필수적이다. 예컨대 '영농 부자재 쓰레기는 작물의 근처가 아닌 곳에 버려야 한다'라든가 '지정된 농약과 비료만을 써야 한다'는 등의 규정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이미 유럽, 미국, 캐나다 등 농산물 선진국에서 통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농림부 주관으로 국내에 도입된 뒤 지난 2월부터 관련 시행령이 개정돼 농협, 이마트 등 민간단체가 인증위탁기관으로 지정돼 관련 업무를 시행, 인증, 감독까지 맡는다. 현재 쌀, 콩, 채소, 청과 등 총 96개 품목이 인증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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