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박스권 상단 돌파를 위한 시동을 다시 걸었다. 최근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와 유럽발(發) 악재, 금융통화위원회의 전격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1,720선까지 회복하는 힘을 보였다. 그동안'팔자'에만 치중했던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인텔을 비롯한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반등 국면에서는'1,750선의 벽'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720선을 회복하면서 이전 고점(1,756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란 낙관론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9월부터 줄곧 1,700 중반을 고점으로 제한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1∙4∙5∙6월에 수 차례 고점 돌파를 시도했으나 외부 악재에 막혀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지난 1월초 코스피지수가 1,696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6개월 동안 사실상 거의 제자리 걸음만 반복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증시가 다시 1만선을 회복하고 중국증시도 사실상 바닥을 다지고 2,500선 부근까지 급반등하는 등 해외증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증시도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주가를 눌러왔던 급격한 경기침체 우려가 줄었고 유럽 리스크도 이번달을 기점으로 해결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따라서 자연스레 이번주부터 본격화되는 국내외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들 역시 지난 9일 오랜만에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면서 이전보다 한층 개선된 투자심리를 보여준 점도 수급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점으로 꼽혔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최근 더블딥 완화나 기업실적 개선 그리고 금리 인상에 대한시장 반응 등을 종합할 때 이번 반등세를 기점으로 코스피지수가 전고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박스권을 돌파할 경우 다음 목표치는 1,900선 정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들어 코스피지수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빼어난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수준에 머물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2ㆍ4분기 5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연초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인텔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다시 코스피 지수를 반등시켰다는 점에서 오는 13일(미국시간) 2∙4분기 실적을 내놓을 인텔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나오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이 주당 43센트의 순익과 102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인텔이 앞으로 정보기술(IT) 수요와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을 경우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국내 증시도 박스권을 넘어서는데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텔과 애플 등 미국 대표 기술주들의 이익전망치가 개선 추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인텔 실적 발표 이벤트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 다우지수도 어느 정도 하방경직성은 확보된 상황에서 지수의 추가 상승을 위한 트리거(방아쇠) 역할은 인텔이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