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씨 거액 비자금 수사
금융비리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진승현(陳承鉉ㆍ27) MCI코리아 부회장의 거액 로비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방향이 진씨의 비자금 규명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 부장검사)는 4일 진씨의 구명로비와 관련, 변호사선임비 명목으로 12억여원을 받은 김재환(55) MCI코리아 전 회장에 대해 횡령죄와 변호사 브로커 김삼영(42)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 국정원 고위간부 출신인 김씨는 진씨로부터 변호사선임비 등 구명로비자금으로 12억5,000만원을 받아 이중 7억6,200만원은 변호사선임비 등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개인적으로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또 브로커 김씨는 소개비 1,000만원과 함께 검찰재직시절 동료를 통해 소개 받은 수사검사실 직원들에게 진씨에게 불리한 진술한 검찰직원을 상대로 질책과 함께 번복을 요구한 사실을 확인,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주장하는 변호사수임비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점이 있는 만큼 12억여원중 로비자금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후 진씨를 둘러싼 로비의혹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 진씨 회사자금에서 사용처가 불분명한 돈이 100억원대에 달한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진씨의 비자금 규명이 검찰 수사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 MCI코리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진씨가 정ㆍ관계와 법조계 인사 등 50여명을 상대로 양주선물을 돌리는 등 권력층을 겨냥한 로비흔적을 포착하고 이에 대한 정확한 전달경위를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진씨의 리젠트증권 주가조작과 관련해 시세조종 사주 의혹을 받고 현재 홍콩에 머물고 있는 짐 멜론 i리젠트그룹 회장을 "직접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영일기자
입력시간 2000/12/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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