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23일 후보직 사퇴로 12월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對)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양자 구도로 재편됐다. 대선까지 불과 26일이 남은 시점에서야 최종 구도가 확정된 것이다. 결국 과거 대부분의 대선 때처럼 여야, 보수와 진보 구도가 또 다시 재연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안 후보 사퇴 직후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을 중심으로 당사에서 회의를 갖고 안 후보 사퇴 이후의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측 안형환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새로운 정치를 표방했던 안 후보의 사퇴를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정치쇄신에 대한 안철수식 실험노력이 민주당의 노해한 구태정치의 벽에 막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 대결을 감안한 대(對) 민주당 비판 발언이다.
박근혜ㆍ문재인 두 후보는 모두 25일 후보 등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7일부터 정책 공약 대결과 함께 본격적인 프레임 싸움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맏딸인 박 후보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 문 후보의 대결이란 점에서 우선 ‘박정희 대(對) 노무현’의 프레임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참여정부를 실패한 정권으로 돌아 부치려는 박 후보에 맞서 문 후보는 ‘과거 권위주의의 청산’이란 모토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사퇴 직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측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우리 모두 안 후보에게 큰 빚을 졌다”며 “미안하고 또 감사하다”고 밝혔다. 진 대변인은 “문 후보는 큰 결단을 해줄 안 후보에게 빠른 시간 내에 가장 정중한 예의를 갖추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의미의 ‘문ㆍ안 회동’을 예고했다. 문 후보는 이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안 후보와 안 후보를 지지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글을 남겼고, 진 대변인은 “문 후보의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따로 갖겠다”고 했다.
/유병온ㆍ임세원 기자 rocinant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