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미국의 투자펀드인 론스타를 상대로 외자유치 작업을 본격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융지주회사법이 `투자기금은 미국내에서 은행업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론스타가 신주 및 구주인수를 통해 외환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이 규정에 따라 외환은행이 미국에서 영업을 할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과 론스타간 외자유치 협상에서 이 부분이 막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외환은행은 예외규정의 적용여부를 포함해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17일 “미국 금융지주회사법에서는 미국내 투자기금이 25% 이상의 은행지분을 인수할 경우 투자기금업무를 포기하거나 은행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사전승인을 받을 경우 예외적용이 가능하지만, 이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면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인수될 경우 미국 현지법인 및 지점들이 영업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99년 미국의 투자펀드인 뉴브리지캐피탈에 인수된 제일은행의 경우 FRB로부터 이 같은 예외판정을 받지 못해 현지 법에 따라 미국내 영업망을 모두 철수시킨 바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제일은행과는 달리 다양한 해외 영업망과 외환업무에 큰 강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영업을 하지 못할 경우 영업력 약화는 물론 미국에 진출해 있는 교민이나 기업들의 거래차질 등 큰 파장이 우려된다. 외환은행은 현재 미국에 퍼시픽유니온뱅크 등 현지법인과 LA, 뉴욕, 브로드웨이, 시카고지점 등 국내은행중 가장 많은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과 론스타간 외자유치 협상은 가격 등 지분인수 조건과는 별개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면서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법률자문 등을 통해 미국 금융지주사법 규정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 예외인정을 받아 미국에서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