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의 생산성도 제조업에 달려 있다.’ 최근 우리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서비스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제조업에 수반된 고부가 서비스의 성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에서 보험ㆍ리스ㆍ유지관리 등 부가서비스 시장 규모가 커지는 ‘제조업 서비스화’가 더욱 촉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제조업에 수반된 서비스는 일반 서비스와 달리 질이 높고, 경쟁력도 뛰어나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서비스화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현재와 같은 서비스산업 구조로는 갈수록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물가상승 주도=이 보고서는 재정경제부ㆍ한국은행ㆍ통계청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선 서비스업의 물가 상승률이 제조업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00~2005년에 제조업 물가는 0.4% 하락했다. 반면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는 10.0%, 오락문화운동 3.9%, 개인서비스 3.4%, 금융ㆍ보험 4.7% 등이 각각 올랐다. 이렇다 보니 서비스업은 명목(물가 상승 포함) 가치는 상승하고 실질(물가 상승 제외) 가격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명목 기준으로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은 지난 80년 47.3%, 90년 49.5%, 2005년 56.3% 등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실질 가격 기준으로는 그 비중이 90년 54.5%에서 2005년에는 52.4%로 추락했다. ◇생산성 증가율 ‘바닥’=명목과 실질 가치의 상반된 흐름 외에 서비스업 생산성 증가율도 거의 바닥이다. 제조업은 70~2001년에 생산성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늘었다. 반면 서비스업의 생산선 증가율은 미미하거나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렀다. 허 선임연구위원은 “총요소 생산성 증가율이 과거 2%대에서 현재 1%대로 떨어진 이면에는 서비스업이 작용했다”며 “한국 경제의 서비스화 과정이 생산성 둔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2003년 기준으로 우리 서비스업 생산성을 100으로 했을 때 미국은 242.0이며 OECD 국가 중 최하위권 이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서비스업 시장이 현재와 같은 구조가 지속되면 물가는 올리고, 생산성은 갉아 먹게 되는 셈이다. ◇제조업의 서비스화에 주목해야=재정경제부 등 정부는 서비스업 발전 전략을 마련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는 서비스업이라는 산업에 한정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제조업의 서비스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조업은 취업자가 93~2005년에 125만명 줄었다. 하지만 이는 경공업 분야(81만명 감소)에서 줄어든 탓 때문이다. 화학공업(8만4,000명 증가), 기계공업(17만7,000명), 전기전자(18만9,000명) 등에서는 오히려 늘었다. 아울러 2003년 기준으로 우리 제조업의 생산성을 100으로 했을 때 미국은 158.8로 큰 차이가 없는 등 제조업은 여전히 한국경제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허 선임연구위원은 “삼성전자 반도체라는 상품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서비스가 부가가치도 높고, 양질의 일자리”라며 “차이나 쇼크로 제조업 비중이 축소되면서 서비스업 시장도 확대되지 못하고 생산성 제고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