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차 전국대표대회 개막후진타오·원자바오등 4세대 지도자들 부상
8일 막을 연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大)의 화두는 '포스트 장쩌민(江澤民)'의 중국 향배다.
중국 지도부의 대대적인 세대교체와 당정 개정이 현안으로 걸려 있는 만큼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16大는 앞으로의 중국 진로를 짚어볼 수 있는 정치적 나침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 문제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청사진이 분명한 윤곽을 드러내 중국 경제의 21세기 항로를 가늠케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4세대 지도자 무대 전면에 등장
이번 16大의 최대 백미(白眉)는 역시 중국 정계의 대규모 세대교체. 앞으로 최소 5년간 중국을 주도할 차세대 지도자들은 16大 폐막 다음날 발표되는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부주석을 축으로 한 4세대 정치인들의 부상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어서 사실상 후진타오 시대는 개막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실제 16大 폐막 다음날 열리는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는 70대인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주룽지(朱鎔基) 총리 등 20세기의 거물들은 대부분 물러나고 쩡칭훙(曾慶紅) 정치국 후보위원,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 등 '4세대' 정치인들이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새 정계 구도가 장 주석의 입김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전망이다.
장 주석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유지하며 막후 세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주요직에 물망이 오르는 인사들 대부분이 장 주석의 측근들이기 때문.
▶ 경제 개혁 가속화
시장 개방과 개혁을 주축으로 해 온 장 주석의 경제 정책 기조는 차세대 정치 지도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승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차기 총리로 지목되며 경제 분야에서 중국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는 원 부총리는 그 동안 중국의 농촌 및 금융개혁의 지휘봉을 쥐었던 인물. 권력의 핵심으로 진입한 이후에는 종전의 개방, 개혁 정책에 보다 강도 높은 채찍질을 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것은 자본시장. 전당대회 개막일인 8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오는 12월부터 외국인에 대해 내국인 투자 전용인 A주식과 채권 매입을 허용한다는 중국 당국의 방침을 보도한 것은 전당대회 이후 중국 경제정책의 앞날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자본가 입지 확대
'당(黨)은 선진사회 생산력과 선진문화, 최대 인민의 근본 이익을 대표해야 한다.' 16大 최대 현안 중 하나로 꼽히는 장 주석의 '3개 대표론'은 지금까지의 공산주의 체제에서 적대시돼 온 민간기업인, 즉 자본가 세력과 지식층까지도 당이 받아들이겠다는 초유의 정치 개혁안을 담고 있다.
당이 민간 기업인들을 중국의 한 주축으로 인정, 본격적인 '끌어안기'에 나서겠다는 것.
일부 좌파세력은 이 이론이 당의 본질을 왜곡시킨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16大가 이 이론을 채택할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망했다.
이 이론이 당정에 포함된다면 16대는 중국 공산주의에 하나의 획을 긋는 역사적인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신경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