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의 동반성장 프로젝트인 '국산 전통주 판매 사업'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예상보다 판매가 저조해 영업면적을 축소하고 매출 목표 달성 시점도 당초 계획보다 미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5일 28.92㎡ 규모(영업면적기준)로 운영되던 전통주 매장을 70.34㎡ 규모로 2.5배 가량 확대해 재오픈했다. 취급 전통주 브랜드도 109개에서 170개로 60% 이상 늘렸다. 새 매장에는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전통주 상품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재개장한 전통주 매장은 보름여 지난 현재 축소된 상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기자가 찾은 이 매장은 21.41㎡ 규모로 면적이 줄어 있었다. 나머지 매장에선 보드카와 럼, 진, 데킬라, 고량주 등이 판매됐다. 이 매장의 한 점원은"오픈 행사 당일에만 전통주 매장을 넓혔던 것"이라며 "지금은 예전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이 상생 이미지 구축을 위해 '언론 보도용'으로 매장을 일시적으로 확대한 뒤 슬그머니 종전 수준으로 매장 규모를 되돌려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전통주가 기대보다 판매가 저조하자 매출 하락을 우려해 다시 해외 주류 제품으로 매장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일부 시인했다. 롯데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주류 상품기획자(MD)가 매출 감소에 부담을 느끼고 일시적으로 전통주 매장 규모를 일부 조정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연말까지는 당초 계획한 수준으로 전통주 비중(매출액 대비 30%)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대 1개(2.04㎡ 기준)에서 양주를 팔 경우 월 4억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하지만 전통주는 수백만원대 수준이라는 것이 롯데면세점측 설명이다.
한편 롯데면세점의 전통주 판매에 힘을 보태 준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전통주진흥협회는 반발하고 있다. 전통주협회 관계자는 "매장 축소, 위치 변경 등 당초 MOU와 다른 상황이 발생한다면 중기중앙회와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