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과 관련된 24곳의 병원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이날 담화문을 통해 자택 격리자를 일대일로 관리하는 등 추적시스템을 가동하고 6월 중순까지 지방자치단체·민간·군·학교 등이 참여하는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메르스 발생 18일 만에 이뤄진 정보 공개는 비록 뒤늦기는 했지만 국민의 불안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메르스가 유례없이 빠른 전파속도를 보인 데는 비공개 방침을 고수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명단이 공개된 만큼 메르스가 의심되는 이들은 당국에 자발적으로 신고하는 한편 단지 환자가 명단 공개 병원을 거쳐갔다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거부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날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메르스 격리대상자는 2,361명에 이른다. 격리 해제가 560명이라지만 격리대상자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자택격리자들을 대상으로 더욱 주도면밀한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기관들의 볼썽사나운 불협화음이나 병의원들의 방만한 관리실태를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려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국민들이 당국의 대응조치를 믿고 따를 수 있도록 투명한 정보 공개와 함께 믿을 만한 후속조치들을 신속히 단행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이번주가 메르스 감염 확산의 최대 고비일 것이라는 게 보건당국의 예측이다. 다행히 바이러스 변이현상은 발생하지 않았고 퇴원환자도 나오고 있다지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대응을 늦춰서는 안 될 시점이다. 지금은 방역당국, 의료진, 국민 전체가 냉정하게 상황을 보고 위기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에 나서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