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LG그룹의 LG카드 무임승차 절대안돼"

LG카드 채권단이 13일 증자 참여에 부정적인 LG그룹에 대해 '금융제재 검토' 'LG카드 청산 불가피' 등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LG그룹이 LG카드 증자에 참여하든지 아니면 보유하고 있는 채권 1조2000억원을 청산가치인 2600억원에 팔든지 둘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LG그룹이 LG카드 정상화 과정에 무임승차자(프리라이더)가 되게 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나아가 LG그룹이 사회적.도덕적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삼성 SK과 비교할 때 LG카드의 대주주로서의 충분한 소임을 다하지 못한만큼 이번 LG카드 증자를 도덕적.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채권단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은 LG그룹이 LG카드 청산을 못할 것이라고 판단,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즉 LG그룹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LG카드 청산이 불가피하며 이에 대한 책임은 LG에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LG가 도덕적.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 채권단 "LG그룹 미참여시 청산 불가피..LG책임" 채권단은 이날 LG카드 정상화 여부는 이제 LG그룹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채권단은 추가 자본 확충 등 금융지원을 통한 LG카드 정상화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만큼 LG그룹이 자본확충에 참여하지 않아 청산될 경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LG그룹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채권단은 LG그룹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LG카드 청산을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LG그룹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채권금융기관들도 정상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이로 인해 LG카드는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해 청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채권단 실무진은 LG그룹의 불참으로 인한 만약의 청산에 대비해 실무절차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채권단은 LG그룹측이 끝내 추가자본확충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LG카드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LG그룹의 채권매입(캐시바이아웃)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 매입가는 실사기관이 평가한 청산시 회수율을 적용해 2600억원에 불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LG그룹이 증자에 참여하든지 1조2000억원의 채권을 2600억원에 팔든지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이는 LG카드 정상화 과정에 "LG그룹이 무임승차자가 되게 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채권단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 채권단 "LG그룹,사회적.도덕적 책임 다해야" 채권단은 LG그룹이 LG카드 정상화와 관련 사회적.도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채권단은 3조5천억원의 출자전환을 포함해 10조원 이상을 지원했으나 LG그룹측은 출자전환 없이 1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에 그쳐 채권단과의 공평한 분담이 필요하다는 것. 채권단은 과거 삼성자동차와 SK글로벌 사례와 비교해 볼 때 LG그룹이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삼성자동차 부실에 따른 이건희 회장의 사재출연, 최근 삼성카드 및 SK글로벌 사태시 해당 그룹의 적극적인 해결노력, 대부분 워크아웃 기업 등에서 그룹 및 개인 대주주가 사재 출연 등을 통해 부실 경영에 대한 도의적.사회적 책임을 부담한 사례 등에 비추어 볼 때 LG그룹측도 이에 상응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LG카드 정상화를 위한 대주주로서의 충분한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불명예에서 벗어나 도덕적.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세계 유수의 LG그룹으로 거듭 인식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또 LG그룹이 금융업 재진출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번에 자본확충에 참여하더라도 지분율이 10% 내외에 불과하고 기존채권의 회수율 제고를 위한 투자성격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고 보고 있다. ◆ 채권단, LG카드 조기 경영정상화 확신 LG그룹이 적극적으로 자본확충에 참여할 경우 채권단은 만기연장 및 1조원에 달하는 신용공여한도(크레딧라인) 제공, 금리 감면 등을 통해 LG카드가 우량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올해내에 채권단과 LG그룹측이 공동으로 자본확충을 마무리하고 추가지원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경우 이를 기반으로 LG카드는 흑자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우량기업으로 거듭날 것으로 채권단은 확신하고 있다. 이번 자본확충으로 LG카드를 조기 정상화 시킨후 기업가치를 제고해 빠른 시일 내에 제3자 매각을 추진한다는 게 채권단의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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