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갤로퍼 Ⅱ/최대출력 105마력 “동급 최강”현대정공(대표 박정인)의 갤로퍼는 언론사가 선정하는 지프형 자동차 부문 히트상품의 단골이다.
쌍용자동차가 독주하고 있던 국내 지프형차시장에 지난 91년 첫 출시돼 본격적인 지프형차 경쟁시대를 열면서 지프형차 시장을 한단계 성숙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갤로퍼는 지난 3월1일 외형을 크게 바꾸고 갤로퍼Ⅱ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할 때만 해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바뀔때가 됐으니까 바뀌었겠지 하는 생각이 대부분이었던 것. 그러나 시장에 등장한 갤로퍼Ⅱ의 질주는 이 차를 판매하는 현대자동차써비스나 생산하는 현대정공이 놀랄 정도로 대단하다.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표현될 정도.
3월 판매에 들어가 3·4월 두달연속으로 창사이래 최대 판매실적을 경신하며 끝없는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갤로퍼Ⅱ는 지난 4월 지난 91년 갤로퍼 국내시판이후 월 판매량으로는 최대치인 4천4백37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단일차종으로 지프형 자동차시장의 절반이 넘는 53.2%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또다른 신기록이다.
갤로퍼Ⅱ의 판매량은 쌍용 무쏘와 코란도, 기아 스포티지, 아시아 록스타 등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지프형차에 대한 전체수요가 전달에 비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현대정공 관계자는 『다양한 모델을 갖춰 선택의 폭이 넓은데다 남성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외형이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어간 것』으로 갤로퍼의 인기를 설명한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갤로퍼의 인기를 설명하기는 부족한 것 같다.
갤로퍼Ⅱ 최고급형은 국내 지프형차 가운데 최대출력인 1백5마력을 낸다. 또 25개 모델이 구비돼 타 모델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도 구매력의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유가인상에 따른 디젤차 선호현상, 레저차 선호현상도 덧붙인다. 국내 지프형차 시장은 갤로퍼Ⅱ의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전반적인 자동차시장의 판매부진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4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가 늘어난 3만4백1대를 기록했다.
◎삼성 15톤 트럭/차무게 110㎏ 줄여 “연비걱정 끝”
대형상용차 가운데 덤프트럭의 소비자들은 주로 개인 사업자들이다.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튼튼한 제품이 있어야 한다. 이것 못지않게 서비스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고객만족베스트 상품으로 삼성상용차(대표 김무)의 15톤 트럭을 선택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삼성은 헬기서비스 제도를 도입했다.
산간벽지에서 작업이 많은 대형트럭이 고장날 경우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이것이 소비자의 소득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헬기를 이용해 신속하게 서비스를 해주기 위한 것이다. 삼성의 덤프트럭은 3백40마력의 폭발적인 힘과 충격에 강한 고장력 강판 프레임, 고급승용차 처럼 부드럽게 전해주는 트랜스미션 파워시프트, 급제동시 밀림현상이 없는 브레이크 시스템의 특징을 갖고 있다. 또 적재함을 75㎜, 적재물의 무게중심 위치를 50㎜을 뒤로 하여 차량의 앞바퀴 하중을 감소 시킴으로서 타이어의 수명과 작업성을 고려하여 설계됐다.
올해는 신형적재함을 적용해 차량중량이 1백10㎏ 줄여 연비를 높인 것도 특징이다.
삼성 덤프트럭은 지난 94년 2백10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지난해 9백63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목표는 1천1백74억원으로 처음으로 1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은 덤프트럭의 경우 올들어 4월까지 21.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삼성의 덤프트럭이 불황속에서도 꾸준히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차별적인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삼성은 단순히 차를 파는 영업형태에서 벗어나 상담에서 계약, 출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 영업사원이 빠짐없이 관리하고, 출고후에도 지속적으로 현장을 찾아 사용상 애로나 문제점을 경청하고 즉시 조치하는 애프터세일즈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또 영업활동의 낭비를 막기위해 영업사원의 주요거래 고객수를 1백명이 넘지 않도록해 거래고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정성을 쏟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객만족 차원에서 도입한 카닥터제, 플로스 원 서비스, 소리콜제도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자 다이너스티/외제공세 맞선 국내 대형승용차의 대부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규)의 다이너스티(3천㏄·3천5백㏄)는 국산 최고급 승용차시장을 개척하고, 외제차에 정면으로 맞서온 대부다.
전체 판매에서 기아의 신차특수에 밀리고 있지만 다이너스티는 그동안 국내시장을 지켜온 공로와 진가는 여전하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5월 출시된 다이너스티는 국내 최초로 외제차에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로 개발된 차다.
현대자동차 마케팅 관계자는 『내수시장의 볼륨을 확대하기 보다는 외제차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개발할 차』로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하늘 높은줄 모르게 잘 팔리던 외제차는 다이너스티가 외제차 고객들을 다시 국산모델로 끌어들이면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기존모델보다 뒷좌석의 길이를 15㎝ 늘려 지난 2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다이너스티 리무진」은 다이너스티의 기수격이다. 현재 2∼3개월 가량 출고적체를 보이고 있다. 리무진은 양산모델과 달리 수작업이 많아 월 출고량이 1백대다.
다이너스티의 고객만족 활동에서 특정모델 전용정비공장과 우대관리 시스템은 원조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는 다이너스티 고객에게 정비요원이 주 1회 전화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또 구입 후 6개월 동안은 정비요원이 월 1회씩 해당 고객 가정을 방문, 정기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경인지역의 경우 정비요원이 출고지까지 가서 탁송한다. 공장의 품질 관리부장과 출고장의 출고사무소장이 품질을 인증하는 「품질확인서」 도장이 찍히지 않는 다이너스티는 출고할 수 조차 없다. 이들은 하자가 발견될 경우 1차 책임을 져야한다.
판매가 좋지 않을리 없다. 올들어 1월 2백28대, 2월 1천97대, 3월 1천2백71대로 매월 큰폭의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그래서일까. 현대는 엔터프라이즈에 최고급 세단 1위자리를 내준 것에 대해 자존심을 상해하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엔터프라이즈도 잘 만들었다. 이제 최고급차 시장에도 경쟁체제가 열렸다는 것이다. 물러섰으니 다시 회복하면 된다.』 담담하다.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현대의 여유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선 다이너스티를 국내 최고급 수준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기술력에서 나온다. 현대는 다이너스티의 제품력을 한단계 더 올린다는 계획이다. AV시스템도 새로 채용하고 사이드 에어백을 단 차도 선보이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엔터프라이즈+알파」모델이 그것이다.
본격적인 럭서리 카 시대의 개척자로 평가 받아온 다이너스티가 또다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지 주목된다.
◎현대자 스타렉스/불황속 판매량 부쩍 “자동차시장 별중별”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불황을 모르고 팔려나가는 모델을 꼽으라면 자동차 전문가들은 주저없이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규)의 「스타렉스」를 꼽는다.
스타렉스는 모델이름 그대로 현재 국내 자동차시장의 「별중의 별」이다. 지난 3월4일 출하된 스타렉스는 판매 첫달 3천9백40대로 첫 테이프를 끊은 후 4월 5천91대를 판매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승용차시장에서 5천대 시장은 실패작이라고 볼 수 있지만 스타렉스는 7인이상이 탑승할 수 있는 상용차다.
기아의 프레지오, 쌍용의 이스타나 등이 있는 1톤급 상용차시장에서 월 판매대수가 5천대를 넘긴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차는 현재 계약대수가 2만5천대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출고가 밀려 현재 계약을 해도 두달은 족히 기다려야 한다는게 현대의 설명이다. 현대는 요즘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고객들이 기다리다 지쳐서 계약을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고누적에 따라 가동시간을 줄였지만 스타렉스는 오히려 생산을 늘려야 했다.
스타렉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은 곳곳에서 노출된다. 차좀 빨리 빼달라는 고객의 요구에 마케팅 담당자들이 전화 받기를 피할 정도다. 현대는 과거 1톤 승합차 그레이스의 경우 상용차 마케팅부가 시장관리를 담당토록 했으나 스타렉스는 이례적으로 마케팅을 승용차부가 담당토록 했다. 또 법규상 상용차임에도 전국의 승용차영업소에서 판매하는 파격적인 판매기법도 동원했다.
현대는 스타렉스의 성공요인으로 우선 컨셉트를 꼽는다. 그레이스, 프레지오, 이스타나와 달리 본네트를 앞으로 돌출시켜 승합차의 최대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안전성을 강화했다.
또 지상고를 낮추고 승용차와 동일한 시트시스템을 갖춰 「승합차=화물용차」라는 등식을 과감하게 깨버렸다. 이에따라 스타렉스는 「승용차+승합차+찌프형승용차」로 평가, 국내 자동차시장의 신기원을 개척한 차종으로 급격히 부상했다.
일부에서는 80년대 기아의 봉고신화가 재연될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다양한 모델도 스타렉스 경쟁력에 한몫을 하고 있다. 여가활동과 가족나들이용 미니밴 기능이 강화된 RV 7, 9인승과 업무용 9, 11, 12인승 점보 등으로 제품을 차별화하고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스타렉스의 성공은 경쟁사의 유사모델 개발의 촉진제로 작용하고 있다.
기아가 그동안 KVⅡ라는 이름으로 개발해온 7∼9인승 미니밴 모델을 오는 10월경 내놓을 예정이고, 대우와 쌍용자동차도 2000년이내 유사차종을 내놓는다는 목표를 마련했다.
◎대우자 누비라/“세련·안전성” 경쟁모델 누벼/영 웨딩연구소 주축 3각 공조 개발/3천억원 투자 32개월 각고 끝 탄생/출시 두달만에 베스트셀러카 등극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은 대우자동차(대표 김태구)의 첫 독자모델인 라노스가 개발됐을 때 『기업생활 30년만에 만들어낸 걸작품』이라고 말했다. 또 누비라가 나왔을 때는 『60 인생에 누비라를 세상에 내놓게 됐다』고 격찬했다고 한다. 지난 2월초, 대우영국 워딩테크니컬 센터에서 만난 누비라개발의 총 책임자 김동웅 기술연구소 이사가 전해준 말이다.
김이사는 이런 얘기도 들려줬다. 『93년 대우가 미국 GM과 결별 후 일본 도요타, 닛산 등에 기술제휴를 요청했으나 고압적인 대답만 들었다. 그당시 「기술을 구걸하지 않겠다」는게 김회장의 다짐이었다.』
「누비라로 세계시장을 누벼보자.」 누비라는 자동차 사업에 그룹의 사활을 걸고 있는 김회장의 이같은 의욕과 애피소드를 갖고 지난 2월 19일 탄생돼 시판에 들어갔다.
그동안 J100이라는 이름으로 개발해온 누비라는 대우가 지난 94년부터 착수, 32개월동안 총 3천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누비라는 대우의 영국 엔지니어링전문사인 대우워딩기술연구소가 주축이 돼 독일 뮌헨기술연구소, 부평기술연구소가 3각 공조체제로 개발한 모델이다.
특히 이 차는 오펠의 벡트라, 도요타 카리나 등을 벤치마킹해 안전성과 세련미, 세계 최고수준의 품질확보에 개발의 촛점을 맞춘 「패밀리 카」인 점이 특징이라는게 대우측의 설명이다.
전면부는 라노스와 동일하게 대우마크를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됐고 L자형의 리어램프는 분리형을 채택, 세련미를 강조했다. 엔진은 1.5DOHC와 1.8DOHC 2가지 모델이 있으며 최고출력과 최고시속은 1.5가 1백10마력, 1백82㎞, 1.8이 1백36마력, 2백㎞를 낸다.
실내공간이 크고 경쟁모델이 대체적으로 톡톡튀는 디자인을 채택,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디자인을 채택한 누비라는 출시 첫달인 2월 보름만에 5천6백49대가 팔려 베스트 셀러카의 징후를 엿보게 하더니 지난 3월에는 1만1천7백23대가 팔려 드디어 베스트 카의 위치에 화려하게 등극했다.
지난 4월에도 1만3천72대가 팔리면서 그동안 준중형차 시장을 독주하다시피한 아반떼(1만4천82대)에 아쉽게도 1위를 다시 내줬지만 대우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경쟁사와 달리 무이자할부판매 없이 이룬 성과』라는 설명이다.
누비라는 현재 지난해말 완공한 군산공장에서 연산 30만대씩 생산돼 국내외에 공급되고 있다. 누비라는 순 우리말로 「세계를 누비는 우리차」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수출차에도 같은 이름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