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MH지분 정리로 AIG 투자액 투신에 돌려현대투신증권ㆍ투신운용ㆍ증권 등 현대 금융계열 3사에 대한 미 AIG컨소시엄의 투자 방식이 지난해 투자 발표 때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G의 총투자액 1조1,000억원중 현대증권 투입 계획분(5,000억원) 상당 규모가 현투로 변경, 투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또 현대투신에 대한 AIG와의 공동 출자조건으로 일정 기간(3년 예상) 지분을 제3자에 매각할 수 없도록 하는 '록업(Lock-up)기간'을 두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주 현대투신에 대한 잠재부실 실사결과가 드러남에 따라 AIG측 협상단이 이르면 내달초 방한, 정부와의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이번 협상에서 현투증권 등 금융 3사에 대한 1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 방식을 전면 재조정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28일 현대와 AIG가 외자유치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때 AIG측은 ▦현대투신에 3,000억원 ▦현대증권에 5,000억원 ▦현대투신운용에 3,000억원 등 총 1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이 같은 투자방식은 이제 의미가 없다"며 "원점에서 다시 출발할 것이고 증권 투입액중 일부가 투신으로 바뀌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투에 대한 자산실사 결과 7,000억원 안팎의 손실이 추가 발생, 부실규모가 2조원대에 달하는데다 현대증권에 대한 정몽헌 회장(MH)측의 경영권 유지 여부에 따라 증권에 대한 투입규모가 대폭 바뀌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현대증권에 대해 MH측(현대상선) 지분을 완전 정리, 현대측이 요구중인 2대주주로서의 지위를 박탈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증권에 대한 MH측 지분을 없앨 경우 AIG가 적은 투자규모로도 최대 주주 자리를 차지할 수 있고, 이 경우 AIG의 증권에 대한 당초 투자액(5,000억)을 투신으로 돌려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계에서는 MH측이 현대증권의 2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경우 증권 투자 계획액중 2,000억~3,000억원 가량이 투신에 추가 투자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기기자 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