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개발 'GX-12' 식품의약청과 협의중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제넥신(대표 성영철)이 개발한 에이즈 치료백신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제넥신은 오는 4월 자사가 개발한 에이즈 DNA백신 'GX- 12'에 대한 국내 임상시험 승인을 받기 위해 식약청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
식약청은 외국 임상시험 및 동물실험에서 안전성과 치료효과를 인정받은 GX-12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서가 제출되면 이를 검토,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사람에게 투여하는 국내 임상시험을 허가할 계획이다. 개발단계의 에이즈 치료백신이 국내 임상시험에서 환자에게 직접 투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인 성영철 사장이 개발한 GX-12는 에이즈 바이러스(HIV) 유전자 일부에 인체에서 면역반응을 촉진하는 물질(인터루킨-12)의 변형체를 결합시킨 DNA백신으로 박테리아 내의 유전자 전달체인 플라스미드를 통해 운반된다.
DNA백신을 인체세포에 주입하면 면역세포인 T세포가 활성화돼 HIV와 싸우게 된다.
T면역세포는 기억 시스템을 갖고 있어 항원으로 유도된 단백질을 한번 인식하면 나중에 HIV가 침입했을 때도 활성화돼 방어면역 기능을 발휘한다.
제넥신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전염병연구소에서 에이즈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GX-12에 대한 임상1상시험을 실시했으며 별다른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안전성이 입증됐다.
미국 뉴멕시코주 알마고르도시에서 사람과 유전자 구조가 98.6% 일치하는 침팬지 동물실험에서도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였다.
성 사장은 "이르면 2003년 임상시험을 끝내고 상품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국적 제약회사와의 제휴 등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승인을 받기 위한 국제 임상시험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X-12의 국내 임상시험에는 제넥신과 포항공대ㆍ동아제약ㆍ녹십자가 공동 참여한다.
한편 에이즈 환자는 세계적으로 4,000만명에 이르며 환자 1명당 매년 600만원 상당의 치료제를 써야 하기 때문에 시장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임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