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미 국가안보국(NSA)의 불법사찰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공개했다.

저커버그 CEO는 13일(현지시간)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가 우리 모두의 미래에 해악을 끼치고 있는 데 대한 좌절감을 표현했다”며 “불행하게도, 진정한 전면 개혁이 이뤄지려면 매우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인터넷을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통화가 언제 어떤 형식으로 이뤄졌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저커버그의 발언은 NSA 등 정보기관의 불법 사찰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항의하고 개선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를 누리꾼들에게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글에서 이어지는 “정부의 행동에 대한 보도들로 인해 심각한 혼란과 좌절감을 느낀다. 정부는 인터넷의 옹호자가 되어야지 인터넷에 위협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발언이 이를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그는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최악(의 가정)을 믿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는 앞으로의 대응 방안에 대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할 것이며, 페이스북은 자기 역할을 해 낼 것”이라며 적극 대처할 것임을 밝혔다.

그의 발언은 지난 12일 미국 언론들이 NSA가 페이스북 서버 사칭 등의 수법으로 악성코드를 배포하고 불법사찰을 벌인 ‘터빈’(TURBINE) 계획을 보도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이 글은 약 2시간만에 10만 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1만3천 명이 ‘공유하기’를 누르는 등 페이스북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