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량미달" "경영위축" 팽팽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엔론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마련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반응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개선안이 엔론과의 정경유착 비난을 희석시키려는 의도에서 급조된 '함량 미달'의 조치라고 비난하고 있는 반면 기업인들은 능력 있는 인물들의 기업경영 회피 풍조를 만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발표한 개선안 10개항은 ▲ 최고경영자(CEO)는 기업공개 사항의 진실성과 공정성을 개인적으로 보증해야 하고 ▲ 재정상태를 왜곡ㆍ발표해 CEO나 간부들이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되며 ▲ 권한을 남용하는 CEO나 간부들은 재직할 권리를 박탈당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또 ▲ 투자자는 필요한 정보의 접근권을 가져야 하며 ▲ 회계 작성자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상원 원내 총무인 톰 대슐 의원은 "기업 활동에 관한 경영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제반 장치'들이 강구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개선안은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알맹이가 부족하다는 비난은 부시 행정부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기업 경영자들은 이번 개선안이 앞으로 쏟아질 각종 제재 조치들의 전주곡일 것으로 여기고 있다. 특히 기업활동 비용을 늘림은 물론 기업 경영을 위축시켜 가뜩이나 부족한 최고경영자(CEO)급 인물들의 기업 회피 풍토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정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