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유족에게 시신을 인계하는 절차를 두고 혼선이 빚어져 유족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사고 엿새째인 21일 세월호 선내 3∼4층에서 시신 다수를 한꺼번에 수습했다. 이날 하루에만 28구가 수습돼 사망자는 모두 87명으로 늘었다.
신원확인을 위한 DNA 검사 때문에 시신이 유족에게 늦게 인계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시신 인계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DNA 검사 확인서가 나오기 전이라도 가족 희망에 따라 다른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했다는 게 대책본부 측 설명이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도 ‘일단 먼저 시신을 인계하되 장례 절차는 DNA 최종 확인 후에 하는 것으로 유족에게 양해를 구하는 조건부 인도’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그러나 시신 인계 과정에서 유족에게 절차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22일 새벽 목포 기독병원으로 옮겨진 시신을 놓고 유족들에게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와 유족들이 크게 반발했다.
한 유족은 “이 시간에 가족관계증명서를 어디에서 떼어 오느냐”며 항의했다.
유족 중 일부는 “병원 엘리베이터에 시신을 놓고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며 “엿새 동안 실종 상태였는데 또 시신을 잃어버릴 뻔했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흥분한 일부 유족과 수사당국 관계자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원을 잘못 확인해 시신이 안산에서 목포로 되돌아온 사례가 발생한 가운데 유사 사고를 막고자 DNA 검사 절차는 강화됐으나, 시신을 하루빨리 인계하려는 유족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은 여전히 부족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