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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2 직격탄 맞은 동탄1 '날벼락'
2신도시 동시분양 앞두고시세차익·발전 기대감에현지주민 갈아타기 나서동탄1 주택 거래·가격 뚝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8월 중순 동탄2신도시 시범지구 아파트 동시분양을 앞두고 1신도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1신도시 아파트 시세보다 3.3㎡당 100만원 이상 싼 가격에 2신도시 아파트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거래가 급감하고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동탄1신도시 전경. /서울경제DB
강남역에서 M광역버스에 몸을 실은 지 30여분이 지나자 65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인 '메타폴리스'가 위용을 드러냈다. 오른편으로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인 '나노시티'가 늘어서 있다. 입주한 지 6년여가 지난 경기도 화성시 동탄1신도시 초입에 들어서자 깨끗하고 곧게 뻗은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도시 동쪽에 위치한 반석산과 오산천 너머에는 동탄일반산업단지와 2신도시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동탄1신도시 중개업소는 마치 개점휴업 상태인 듯했다. 하반기 수도권 분양의 최대 관심사인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을 앞두고 주택거래가 뚝 끊긴 탓이다. 31일 찾은 동탄1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두 달에 한 건 거래하기도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동탄1신도시 주택거래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거래가 움츠러든데다 8월 중순 2신도시 시범지구 아파트의 첫 분양을 앞두고 현지 주민들까지 대거 2신도시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송동 M공인의 한 관계자는 "동탄1신도시 아파트 소유주 중 상당수가 시세차익을 노리고 2신도시 아파트에 청약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주민들은 동탄2신도시 분양가를 3.3㎡당 950만원까지 낮추자는 운동을 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동탄1신도시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1,200만원 수준. 동탄2신도시가 예상대로 평균 1,050만원에 분양된다면 3.3㎡당 150만원 안팎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 갈아타기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비단 시세차익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경색된 부동산 경기에도 불구하고 계획도시로 조성되는 세종시가 큰 성공을 거뒀고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입지조건이 뛰어나고 자족기능까지 갖춘 동탄2신도시 역시 발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송동 B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그나마 활기를 띠는 곳은 세종시와 동탄2신도시뿐인 것 같다"며 "인근 수원과 분당은 물론 멀리 대구에서도 분양을 문의하는 수요자들이 있을 만큼 투자처로 각광 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제는 동탄2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동탄1신도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동탄1신도시 시범단지가 있는 반송동 일대의 올해 2ㆍ4분기 거래건수는 58건으로 지난해 76건에 비해 23%가량 줄었다. 특히 지난 6월 거래건수는 12건으로 전년 동기 32건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거래가 급감하면서 가격도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1,240만원대를 유지하던 동탄1신도시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동탄2신도시 분양이 임박하면서 1,211만원으로 내려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집값 상승기에는 주변 지역 개발이 기존 주거지에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지만 하락기에는 공급과잉으로 비쳐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동탄1신도시의 경우 당분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