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美부동산 버블과 그린스펀 訪中

美집값 영향력 FRB보다 中이 세다?
中·日서 美국채 사들여야 '적자 보전' 구조탓
장기금리 큰변동 없어 부동산 거품 커져
위안貨절상폭 확대땐 "집값 급락 가능성"



『 미 부동산 시장 동향이 심상치 않다. 중국 위안화 환율 절상 문제는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조짐이다. 미국 부동산시장과 중국의 통화정책. 무시할 수 없는 연관의 구조가 있다. 그 관련 속, 앨런 그린스펀 미 FRB 의장이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한다. 퇴임을 앞둔 그의 마지막이 될 방중(訪中), 부동산 버블의 상황과 관련된 의미는 뭘까.』 미국 부동산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금리다. 그리고 미 부동산 경기와 중국 통화정책에 상관관계를 만들어 내는 직접 고리는 장기금리다. 단기금리의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결정하지만 주택수요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장기 금리는 시장이 결정한다. 그런데 그 미국내 장기 금리가 미 통화 당국보다는 중국과 일본의 중앙은행의 원격조정에 더 힘을 받는 게 올해 들어 부각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 기이한 상황 속 그린스펀 FRB 의장의 중국 방문이 추진됐다. 위안화 환율 개혁에 대한 요구는 물론이고 당장 맞닥뜨린 미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 상황과 관련된 방문으로서의 의미도 있다. ▦미 부동산가에 큰 영향. 장기 금리 저공 비행의 의미는=단기 금리는 계속 오르는 데도 장기 금리가 오르지 않는다? 이를 미국 내에서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라고 불러왔다. 미국 경제의 조타수 그린스펀 마저도 금년 초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이 현상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 같은 그의 태도가 시장에 불안감을 안겨주며 국제금융시장 전체에 큰 파장으로 연결된 게 금년 봄의 일이다. 미 부동산 시장을 직접 움직이는 금리. 그 중에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장기 채권 금리와 맞물려 있다. 지난해 6월이래 지금까지 미 FRB에 의한 미국의 단기 금리는 무려 총 11차례에 걸쳐 2.75% 포인트 올랐으나 장기 금리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급기야 두 금리차는 최근 들어 역전의 상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금리가 단기 금리 움직임을 좇는 일반적인 현상을 감안하면 두 금리의 변동폭이 같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1% 포인트 이상 장기금리가 올랐어야 하는 게 합리적 기대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꿈적 안던 장기금리가 마침내 급격한 상승 커브를 그릴 개연성은 상존한다. FRB의 추가적 단기 금리 인상과 그 밖의 요인들이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요한 요인 중 주목되는 것이 바로 중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정책 변경 가능성이다. 이 경우 이미 가시권에 접어든 미 부동산 시장의 냉각 기류는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인민은행이 FRB 보다 더 세다?=장기 금리 저공 비행의 여러 원인 중 일본과 중국 중앙은행의 역할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근거는 무엇보다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미국의 적자 상황을 결국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국들이 미 국채를 사들이면서 보전해줘야 하는 극심한 불균형의 상태로부터 비롯된다. 중국 위안화 평가 절상은 국제외환 시장의 직접적인 충격 이상으로 전세계 채권 금리시장, 즉 금리에도 대단히 중요한 변수다. 금리가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상당부분 미국 경제를 떠받히는 힘이 되고 이것이 다시 중국과 일본 경제를 부양하는 동력으로 돌아가는 순환 구조로 인해 양국 중앙은행이 미국 장기 채권 시장에 직접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압력 등 그런 저런 이유로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대미 통화정책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는 관측은 따라서 향후 국제자금 흐름은 물론 미 부동산 시장에도 큰 변수로 자리잡음을 의미한다. 즉 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위축을 말함이다. 지난 7월 중국이 페그제를 폐지했을 때 미국의 장기금리는일시적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인민은행을 필두로 아시아 각국이 달러화 대비 자국 통화 강세를 용인함에 따라 시장 개입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그 결과 미국의 국채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한 때문이다. 딘 베이커 미 경제정책센터 소장 같은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 은행이 향후 예상되는 인민은행의 위안화 환율 개혁을 상쇄하는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는 다면 미 장기 금리가 마침내 급격히 상승, 미 주택 가격을 거품 붕괴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중국 통화정책, 향후 미 부동산 버블 붕괴의 큰 요인=그린스펀 FRB의장과 존 스노 재무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의 최대 목적은 중국 위안화 환율개혁에 대한 요구다. 이들은 15~16일 베이징 신흥공업국 모임인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이어 16~17일엔 역시 베이징에서 미ㆍ중 합동경제위원회(JEC) 회의를 갖는다. AP등 외신들은 미국측 대표단이 G20보다는 JEC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대표단을 그린스펀 의장과 스노 장관이 함께 이끌고 있다는 점은 중국이 환율 개혁 속도를 더해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결정되도록 미국이 강력히 열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杉? 그린스펀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은 중국의 자본 시장 개방과 함께 지난 7월 2%에 그친 위안화 절상 폭 확대를 포함 어떤 형태로든 인민은행의 통화 정책 추가 변경을 다시 압박해 나갈 것이 분명하다. 미국의 요구대로 위안화 절상 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경우 이는 이미 흔들리는 미 부동산 가격에 추가적 급락 요인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지난 1년 반에 걸친 금리 인상에도 불구 미 중앙은행이 부동산 값을 잡지 못한 데서 나타났듯 미국내 시장이 FRB 보다는 중국 인민은행의 움직임에 사실상 더 크게 움직여온 상황은 미국-동아시아간 불균형의 상태가 깨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동산 시장 까지를 포함 국제금융시장 전반에서 중국의 급격한 위상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