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물론 세계의 투자 자금들이 한국을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소버린이 SK그룹 경영권을 넘봤고, 뉴브리지 캐피털이 제일은행을, 칼라일이 한미은행을 사서 거액을 챙겼으며, 론스타도 외환은행 인수-매각 과정에서 수조원의 수익을 남겼다. 세계의 금융을 좌우하는 월가에서 한국시장은 단순히 ‘아시아의 신흥시장’일 뿐이다. 이를 확인 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월가 ‘수퍼스타’ 중 한 사람으로 모건스탠리 출신의 투자가가 40여년간 직접 경험하고 목격한 월가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투자사례를 한편의 소설처럼 엮었다. 오직 수익률만이 자신을 지켜주는 월가에 투자가는 두 부류가 있다. 정글에서 살아남아 고수익률을 자랑하는 ‘수퍼스타’가 된 사람과 치명적인 실수로 하루 아침에 ‘쪽박’을 찬 투자가. 책은 수퍼스타로 등극하기까지 피나는 노력과 이로 인해 겪게 되는 피폐해진 사생활 그리고 끊임없이 벌어지는 전투에서 상처를 입고 회복 불가능해져 영원히 투자업계를 떠나는 사람 등 희비가 엇갈리는 투자가들의 이야기로 흥미진진하다. 개인적인 삶은 잊은 채 파티에서 조차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이들의 살벌한 일상에서 월가 투자가의 피 말리는 생활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수천억대 갑부에서 한 순간에 빈털터리로, 정신병자로 혹은 자살로 끝맺는 투자가로서의 인생의 등락이 한편의 영화처럼 흐른다. 특히 미국에서조차 ‘세계의 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금융계의 해적 떼’라고 불리는 헤지펀드의 실체를 내부자의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풀어놓는다. 이들의 삶에서 투자를 위해 무엇을 입수하며 어떤 관점에서 정보를 분석하고 자금을 투자하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책은 헤지펀드 운용 메커니즘과 투자자들의 일상을 통해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혜안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