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 자체 광산 확보를"

철광석등 가격 급등따라 안정적 원료 조달 과제로


국내 철강업계에 대해 자체 광산을 확보해 원료조달 확충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철광석ㆍ원료탄 등 철강 원자재 가격이 춤추는 상황에서 '쇠만 만드는 제철소'에는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11일 철강업계와 관련 산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고로 제철업체와 신일본제철, JFE 등 일본 업체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철광석 도입 협상에서 브라질의 발레, 호주의 BHP빌리턴ㆍ리오틴토 등 3대 광산업체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계약 조건이 기존 연간에서 분기별로 바뀌고 가격 또한 80% 이상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광석의 경우 이들 3대 광산업체가 세계 공급량의 70%를 담당하는 등 글로벌 과점체제가 굳어져 있다. 때문에 광산ㆍ철강업체 간 '갑ㆍ을 관계'가 완전히 뒤바뀐 상태. 이렇다 보니 제품을 사면서도 늘 끌려 다닌다. 자원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제철소가 광산을 소유하지 않고 알맞게 수입하는 것이 훨씬 유리했다"면서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해 현재는 원료 확보 여부가 철강기업의 핵심경쟁력 중 하나가 됐다"고 설명했다. 원료에 대한 부담은 한ㆍ중ㆍ일 3국 철강업계가 특히 가장 크게 느끼고 있다. 포스코와 일본 업계는 해외 캡티브 마인(자체 광산 확보를 통한 원료조달)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펼쳤지만 현재 자체 철광석 비율이 20%대 초반에 그친다. 3대 광산 회사는 한ㆍ중ㆍ일 3국의 이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한ㆍ중ㆍ일 업체들은 가격보다는 안정적 조달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어 광산업체와의 협상이 늘 힘겨울 수밖에 없다고 분석됐다. 반면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세계 1위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의은 자체 원료 사용 비율이 70%대에 달해 3대 광산업체와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한다. 허진석 포스코경영연구소 박사는 "캡티브 마인에 대한 중요성은 원료의 안정적인 구매를 가능하게 하는 데 있다"면서 "자원 가격이 오를 경우에는 보유 광산회사의 자산이 증가, 결국 회사의 이익 증대로 이어져 원료 구매 비용을 헤지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효과에 따른 이익은 철강회사를 넘어 국내 산업계와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돌아간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원료 가격이 상승해 철강제품 가격이 인상되고 이는 자동차ㆍ조선ㆍ전자ㆍ건설 등 수요산업에 부담이 되며 결국 최종 소비자들이 철광석값 인상분을 부담하게 된다"면서 "캡티브 마인을 통해 원료조달 비용을 안정화할 경우 혜택은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오는 2018년까지 자체 원료 비율을 현재보다 2배 이상 올릴 계획이다. 현대제철 또한 고로사업이 성숙해지면 곧바로 자체 광산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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