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조치가 2일부터 적용돼 연초에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빅3의 비씨카드 결제거부로 사회적 파문을 불러왔던 신용카드사와 가맹점간 수수료 인하분쟁이 일단락됐다.국민·삼성·LG·외환·동양·다이너스 등 다른 신용카드사들이 일제히 이달중 비씨카드의 수수료 인하조치에 가세할 예정인데다 가맹점들도 서울YMCA를 내세워 카드사에 강력히 요구했던 사항들을 카드사들이 대체로 수용했기 때문이다. 표참조
그러나 이번 수수료 인하를 놓고 신용카드사와 가맹점들의 입장차이가 커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는다. 신용카드사와 가맹점간의 기세싸움에서 신용카드사는 완패를 당했다는 입장인 반면 가맹점은 아직 미흡하다고 주장한다.
한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비씨카드 결제거부로 수수료 분쟁을 촉발시켰던 백화점들이 시민을 볼모로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는 여론의 지적을 받고도 신용카드사의 사실상 항복을 받아 가맹점들의 소득은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카드사들은 이번 수수료 인하로 줄어들게 될 수입을 만회할 수 있는 방도를 찾는데 고심해야 할 지경에 처하게 됐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이미 이번 수수료율 인하에 따라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전체 수수료 수입의 14%(560억원)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카드사들은 세계적 카드회사인 마스타카드가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와 미국·일본 등 7개 선진국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현황을 조사한 보고서를 인용, 우리나라의 가맹점 수수료가 2.90%로 일본(3.42%)에 이어 높아 마진이 가장 낮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백화점측에선 신용카드 이용이 월등히 많은 백화점 수수료율이 현행 3.0%에서 최고 2.7%로 낮아졌으나 할인점의 1.5%에 비해선 턱없이 높고, 백화점별 시장점유율 차이에 따른 카드사의 수익기여도가 다른데도 이같은 점들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백화점 외에 이번 인하대상에서 제외된 표준수수료율 2% 이하 업종의 반발도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맹점 한 관계자는 『지난 1월28일 비씨카드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합의해 발표한 인하안에는 표준수수료율 2% 이하 업종도 대상에 포함됐다』며 『이번에 2% 이하 업종을 왜 제외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비씨카드가 이번에 표준수수료율 2% 이상인 업종에 대해 일괄적으로 현행 표준수수료율의 10%를 내리는 것 외에 새로운 제도도입을 통한 추가인하 방안에도 불만이 높다. 같은 가맹점 업종 내에서 업소별로 매출액의 차이에 따라 최고 6%를 추가로 깎아주는 범위요율제(슬라이딩시스템)나 카드대금 수령기일을 연장하면 연장 일수 만큼 수수료율을 낮춰주는 입금기일 연장업소 할인제도는 대형 가맹점 업소들만 배려한 조치라는 것이 불만이유다. /구동본
기자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