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기업간부 출신 등 대거몰려/건축기획·토지관리 등 서비스 차별화/정부기관까지 체인사업부동산중개업에 정부투자기관들이 뛰어드는 등 고학력·전문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중개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좋아지고 투자위험부담도 적은데다 기업부도로 인한 고학력자들의 실업여파 때문이다.
지난 2일 실시된 부동산 공인중개사자격시험에 12만명이 응시했고 그중 상당수가 대기업 임원 출신등 고학력자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서초구 삼풍아파트 옆 서초쇼핑센터에 영업중인 중개업자들은 자타가 알아주는 엘리트들이다. 신영증권 지점장 출신과 한양화학 임원을 지낸 사람도 있다. 또 이화여대 출신 여사장도 영업중이다. 서울대를 나온 기업체 임원 출신도 개업을 준비중이다.
이들의 영업기법은 법률·세무상담은 기본이고 컴퓨터를 통해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건축기획, 수익분석, 부동산관리 등 토털부동산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비스 차별화는 고객확보와 고수익으로 이어진다.
대구 영남부동산 김동환 사장은 지난 학기 대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실무에서 익힌 것을 이론으로 정립, 학위를 받고 대학 강단에 설 정도다.
노원구 상·중계동 아파트 단지에서 영업중인 산성공인 권혁규 사장도 은행지점장 출신이다. 분당, 일산, 목동신도시에도 증권사 지점장·대기업 임원·군 고위간부 출신이 여럿 있다.
나이든 노인이나 퇴직자들이 소일거리로 운영하던 「복덕방」식 중개업이 사라지는 대신 고학력자가 몰리면서 중개업자가 전문직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특별한 자격없이 중개업을 하던 중개인이 점차 줄어드는 대신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는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에 따르면 중개업자중 중개사와 중개인 비율이 지난 87년 말에는 각각 13%와 87%, 지난해에는 40%, 60%로 공인중개사 비율이 크게 상승했고 올해 9월말 현재는 4만1천여명의 중개업자중 절반정도가 중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개업소내 고스톱·장기판이 벌어지던 자리는 업무용 책상과 컴퓨터가 차지하고 있다.
컴퓨터를 통해 부동산정보와 전국의 매물을 공유하는 중개업자만도 8천여명에 달하고 외국 중개체인에 가입한 업소만도 1백여곳을 넘는다. 또 한국감정원, 한국토지신탁 등 정부투자기관들이 부동산유통·개발의 노하우를 살려 중개업 체인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어 체인업소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유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