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의 「방북 보따리」에는 국민들의 염원이었던 금강산 관광외에도 공단개발과 석유개발사업 등 남북경제협력에 물꼬를 틀만한 선물이 가득 담겨있었다. 게다가 실내체육관 공동설립 등 남북간 문화체육교류에 대한 교두보를 마련, 경제인 방북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은 정몽헌회장이 발표한 현대그룹과 아세아 태평양 평화위윈회와의 합의문 내용이다.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나 남북 화해와 평화에 함께 노력하고 경제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金위원장은 금강산 관광개발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사업의 성공을 약속했다.
현대와 조선 아세아 태평양 평화위원회는 금강산 관광·시설투자 및 건설사업, 그리고 경제협력에 관해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금강산 관광사업= 금강산 관광사업의 이용권은 장기간 현대에게만 주기로 합의했다. 대상지역은 삼일포·해금강 및 금강산 해변·온정리·성북리·장전만·내금강·통천(금란, 총석정지구 포함)·시중호지구와 이를 연결하는 해로와 육로지구이며 향후 사업지역을 확대키로 했다.
관광시설 투자 및 사업권은 호텔·해수욕장·온천·골프장·스키장·각종 오락시설·유희장·광천수·판매시설 등으로 이 모든 사업권은 현대가 갖기로 했다.
대신 아태위원회측은 관광사업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세금, 관세 및 부과금 면제·외화의 직접적인 거래와 반출입 및 송금보장 등 각종 특혜를 주기로 했으며 현대는 대가로 2004년까지 6년간 9억600만달러를 월별로 분할해 지급키로 했다.
이 계약은 국제적 수준의 계약서로 이들 사업에서 분쟁이 생길 경우 제3자가 관련된 분쟁은 제3국에서 국제법의 원칙을 적용키로 했다.
◇금강산 종합개발사업= 현대의 개발사업은 3단계로 나누어 추진된다. 1단계는 관광선 운항을 이용한 것으로 우선 2001년까지 하루 1,000~2,000명이 당일 및 1박2일~10일 숙박하며 관광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2단계 및 3단계 사업을 추가로 계획해 투자할 것이다.
2단계는 관광지역에 호텔·스키장·골프장·온천장·놀이공원·민속촌·해수욕장·공항 등을 통합한 종합 관광단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우선 2004년까지 6년간 관광선을 통한 사업을 주력으로 하면서 항공편 등 다양한 교통편을 통한 관광이 가능토록 확대해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할 것이다.
2005년부터 시작하는 3단계 사업은 각종 시설을 추가로 건설하고 문화촌·연수원·대규모 국제 회의장 등을 새로 건설해 연간 관광객을 150만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이에는 국내외 업체들도 참여시키겠다.
◇경제개발 협력사업= 20만톤 규모의 고선박 해체사업, 10만㎾급 평양 화력발전소 건설, 광천수개발, 자동차조립공장, 자동차 라디오 조립공장(연 24만대), 통신사업, 현대건설과 제3국 해외건설공사 공동진출, 공단개발사업, 석유개발 및 공급 등에 대해 심도있게 토의했다. 이들 협력사업은 전기와 용수, 도로 등 각 사업에 맞는 기본시설이 준비된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데 서로간의 인식을 확인했다. 발전소 건설은 지불보증이 확보됐을 때 투자키로 했으며 자동차조립공장은 시장수출할당과 관세문제가 해결됐을 때, 조립공장을 건설해 수출하기로 했다. 자동차 라디오 조립공장은 실무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안에 성사키로 했다. 제3국 건설시장 공동진출은 러시아, 리비아 공사등에 견적을 받아 검토중이다.
◇서해안 공단개발= 특히 서해안 공단개발은 약 2,000만평의 부지사용 계획을 갖고 단계별로 800만평의 공단부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7단계에 걸쳐 1차년도 30만평을 비롯해 10년을 계획하고 있다. 총 예상입주 업체수는 850개로 고려중이며 이 공단에는 남북의 모든 경제사업을 한꺼번에 유치할 수 있게 된다. 북한에 투자가 유망한 업종은 신발·의류·봉재·직물·방적·완구·주방용품·조립금속·기계·가죽·가방 등이다. 남한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가전제품과 원료조달이 용이한 음료나 식료품, 담배 등도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유전개발 및 공급= 북측의 석유부존 가능성이 있는 서해안지역의 개발을 제안했고 석유가 생산되면 우선적으로 남쪽에 송유관을 통해 공급한다는 약속을 확인했다.
◇체육문화교류= 체육분야 교류와 협력을 통해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이룩하고 통일에 이바지 하기 위해 평양에 실내종합체육관을 공동건설키로 했다. 이를 위해 남측에서는 설계, 주자재 제공, 특수분야 시공 및 감리, 시공기술 등을 제공하고 북측에서는 제공 가능한 모든 건설자재를 공급하는 한편 건설을 맡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실내종합체육관이 건설되면 농구·배구·송구·탁구 등의 교환경기를 진행키로 했다. 설날을 비롯한 민족명절에는 씨름·농악·민속경기 종목을 같이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