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상경찰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의 도피를 돕는 박수경(34·여)씨의 행적이 울산에서 확인됨에 따라 수색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유병언씨 변사체 초동수사 부실에 따른 잇단 징계와 비난으로 경찰이 코너에 몰린 상황이어서 울산경찰은 오히려 대균씨를 향한 수색의 강도를 높였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지난 4월 29일 오전 8시 30분께 울산시 남구 신정동의 한 마트에서 담배와 생수 등을 구입한 한 손님이 박씨 휴대전화 번호로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은 사실을 확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함께 박씨의 행적을 추적해왔다.
공개수배된 박씨는 대균씨와 함께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핵심 조력자로, 박씨의 행적은 대균씨 검거의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경찰은 지난 18일부터 지방청과 4개 경찰서 수사와 정보 인력 등 350여명을 동원해 박씨가 은신할 만한 펜션, 고급 주택, 구원파 신도 집 등을 수색하고 있다.
그러나 대균씨는커녕 박씨의 행방도 여전히 묘연하고, 울산경찰의 총력전은 아무 기약 없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심지어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은 사람이 박씨가 맞는지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마트 폐쇄회로(CC)TV 자료가 남아있지 않는 데다, 3개월 전의 일을 기억하는 목격자도 없다.
“30대 여성으로 기억한다”는 마트 계산원의 진술이 그나마 희망적이었으나, 이 역시 박씨로 확정할 만한 단서로 확장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제삼자가 전화번호를 전달·입력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 구원파 신도가 의도적으로 박씨 명의로 영수증을 발급받았을 가능성 등을 경찰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울산경찰 수사인력이 실체도 없는 대균씨 수색에 ‘올인’하면서 한 경찰관은 “워낙 중대한 사건이다 보니 희박한 확률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은 이해한다”면서도 “아무런 수사 성과나 진척 없이 막연히 수색만 반복하고 있어 솔직히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다”고 피로감을 호소 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