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1대0 승), 과테말라(2대1승), 아르헨티나(1대0승). 2010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끝난 후 일본 축구가 매서워졌다. 이탈리아 출신의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일본은 6월 이후 평가전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 축구의 맹주’ 자리를 놓고 일본과 맞대결하게 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상대전적 우위의 한국 VS 상승세의 일본= 한국은 한일전에서 통산 40승20무12패의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 2007년 7월 아시안컵 이후에는 4경기 연속 무패행진(2승2무)을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는 2월 동아시아연맹선수권대회(3대1승), 5월 친선경기(2대0승) 등 2차례의 일본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우세한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2010남아공 월드컵 이후 일본의 가파른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이후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오카다 다케시 감독이 떠난 자리에 이탈리아 출신의 자케로니 감독을 영입해 이탈리아식 수비축구를 가미했다. 결과는 대성공. 자케로니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에서 일본은 1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아르헨티나가 리오넬 메시, 곤살로 이과인, 카를로스 테베스 등 남아공월드컵 당시 한국을 4대1로 격파했던 주역을 모두 출전시킨 상황에서 나온 결과여서 전세계 축구팬을 놀라게 했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 역시 일본-아르헨티나 경기가 끝난 뒤“일본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지성 VS 혼다, 간판스타의 자존심 대결= 이번 한일전은 최근 소속팀에서 부진한 양 국 간판스타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이 쏠린다. 박지성(2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혼다 케이스케(CSKA모스크바)는 한일전에서 각각 부활을 벼르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 9월 칼링컵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한 이후 소속팀 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C조 2차전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는 잦은 패스 실수로 혹평을 받는 등 경기력이 저하됐다는 평가다. 박지성은 “최근 경기력은 나 자신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예전에도 침체기가 있었고 그 때마다 잘 극복했다. 이번 한일전이 경기력 회복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혼다 케이스케도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덴마크와의 경기 이후 A매치와 클럽에서 골맛을 보지 못 하고 있다. 남아공월드컵 당시 스트라이커를 맡았던 혼다는 자케로니 감독 체제에서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모리모토 다카유키(카타니아)에게 내주고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을 부여받아 자존심이 상해 있다. 모리모토가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2골을 쏟아부으며 골잡이 능력을 과시한 반면 혼다는 월드컵 이후 대표팀에서 보여준 게 없어 이번 한일전에서 목표 의식이 강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