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수행 참모진에게 “왜 독일에 와서 일본 얘기를 하느냐”며 “독일에선 독일 얘기만 하겠다”고 밝혔다고 12일(현지시간)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밤 독일연방하원 주요인사 초청 만찬에 앞서 ‘대통령이 왜 독일에서 일본 발언을 자제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노 대통령은 실제로 만찬장에서 “나는 독일의 과거사 청산방식을 존경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을 뿐 일본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고 방독 이후 일본에 대한 일체의 언급이 없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 대통령의 이런 자세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독일 정부를 의식해서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독일은 일본과 차별화 되고 오히려 일본에 비해 부각되니까 나쁠 것 없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본과 독일의 상임이사국 가입 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독일은 충분히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지만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일절 언급이 없다”며 “대통령은 가능한 한 일본 얘기는 안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순방 중에 일본 문제를 꺼낼 일은 없을 것이며 일본에 대한 얘기는 이미 국내에서 다 했다”며 이른바 ‘베를린선언’과 같은 대일 메시지 전달은 없을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