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교수들은 최근 이 대학 홍보 도우미들로부터 의미있는 제안을 받았다.
`이달 20일로 예정된 대학 축제에서 교수님들의 저서나 기억에 남는 책에 자필서명과 추천사를 적어 기증받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홍보 도우미들이 축제 기간 색다르면서도 의미있는 행사를 준비하다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교수의 자필 추천사가 들어간 책 바자회'였다.
학생들은 각 학부로 조를 나눠 교수들을 직접 찾아가 부탁을 했고 교수들은 학생들의 뜻에 흔쾌히 동의했다.
현재 10여명의 교수로부터 100여권의 책이 도착했고 기증약속을 받은 것까지 합하면 200권에 다다른다.
국문과 김경수 교수는 손 때 묻은 책을 30여 권이나 기증했다.
교수들은 자신의 저서나 역서 또는 감명 깊게 읽은 책 앞 페이지에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김재웅ㆍ교육학), `움직이는 땅 위에서 균형잡이(강정인ㆍ정치외교학)' 등 멋들어진 필체로 추천사를 남겼다.
철학과 서동욱 교수는 토머스 만의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 2권을 기증하면서책 2권 앞 페이지에 장문의 편지를 곁들였다.
"이 아름다운 5월 서강대 축제에서 한권의 책을 통해 님과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로 시작되는 서 교수의 자필 편지는 "이 책을 읽고 님의 진정한 벗이라고 생각하시면 토머스 만의 다른 작품들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라며 마치 친한 친구처럼책을 권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책을 팔아 얻는 수익금 전액은 학교발전 기금에 기부하기로 했으며,남는 도서는 지역사회와 대학을 위한 재활용품점 `서강 나눔터'에 기증해 다른 주인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홍보도우미 김상진(26ㆍ경제3)씨는 "축제기간 의미있는 행사 거리를 찾다가 책바자회를 생각해 냈다"며 "단순히 술 마시고 즐기는 축제이기 보다 학교의 지적 이미지도 높이고 성숙한 학생 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