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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화려한 '4중주단'이라 할 만할 듯하다.
지난 2006년 과천 정부종합청사.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 과장들은 무게감이 있었다. 금융정책의 핵심인 금정과장은 추경호, 은행제도과장은 김용범, 증권과장은 최상목이었다. 보험과장은 정은보였다. 이들을 이끈 당시 상관은 바로 김석동 차관보(전 금융위원장)와 임영록 금융정책국장(KB금융지주 사장)이었다.
시간이 흘러 7년여 뒤. 옛 금융정책국의 '4인방'은 모두 우리나라 경제ㆍ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국장이 지난 13일 국내 금융정책을 좌우하는 금정국장에 오르면서 과거 재경부 금정국 '4인방'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관가에서는 마음이 잘 맞는다는 점에서 이들을 '4중주단'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2005년부터 2년 동안 재경부 금정국에서 핵심 과장직을 나눠 일하면서 굵직한 경기부양책과 장기 금융 발전 방안을 만들었다.
4중주단의 선임은 추경호 현 기획재정부 1차관이다. 경제부처 중 선임인 기재부 1차관을 하고 있다. 행정고시 25회인 추 차관은 당시 금정국 선임과인 금정과장을 맡아 후배들을 이끌었다.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는 추 차관과 함께 금융위에 있다가 기재부로 건너갔다.
기재부에서도 핵심인 차관보를 맡고 있다. 행시 28회로 금융위 시절에는 추경호 부위원장-정은보 사무처장 체제로 호흡을 맞췄다.
행시 29회인 최상목 증권과장은 현재 기재부 경제정책국 국장이다. 국내총생산(GDP)과 거시경제, 경제정책방향을 담당하는 중추다.
행시 기수로 막내 격(30회)인 김용범 국장은 자본시장국장을 담당하다 이번에 금정국장으로 복귀했다. 옛 재경부에서 금정국 주무 서기관도 했던 만큼 친정으로 돌아온 셈이다. 금정국장은 대대로 금융정책 라인의 핵심들이 거쳐가는 자리다.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추 차관, 정 차관보 모두 금정국장을 지냈다. 기재부와 금융위의 양대 핵심 자리를 당시의 4인방이 맡고 있는 셈이다.
김 국장은 "당시 과장으로 4명이 함께 일하면서 뜻이 잘 맞아 지금도 자주 만나고 있다"며 "한 달에 한번 이상 시간이 될 때마다 모이고 있다"고 했다.
나이는 추 차관이 1960년생, 정 차관보가 1961년생, 김 국장이 1962년생, 최 국장이 1963년생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당시 론스타 사건 등으로 안팎으로 힘들 때였지만 4명의 과장이 중심을 잡고 열심히 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다들 업무추진력이 상당하고 조직장악력도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