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인하 효과 '제한적'
0.25%P 내릴듯…연내 추가인하 점쳐"호재 이미 주가 반영, 당분간 관망을"
박해욱 기자 spooky@sed.co.kr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현지시간)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우리 증시에는 금리인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무게를 얻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미국의 금리인하 조치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흔들리는 금융시장을 조기에 안정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크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금리인하는 확실=현재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경제지표가 부진해 경기부양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미국 CNN머니는 "지난 수주 동안 FRB 고위인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을 주시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인하는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김주형 동양증권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장이 경기침체 우려를 초래하면서 금리인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1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FOMC회의에서는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도 "지난 8월 중 급격히 흔들린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금리인하는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얼만큼 내릴까=이처럼 FRB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를 나타내면서 시장의 관심은 FRB가 얼만큼 금리를 내릴지, 추가 금리인하는 언제쯤 이뤄질지, 또 이에 따른 시장의 반응은 어떻게 나타날지로 쏠리고 있다.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은 25bp(0.25%포인트)의 금리인하로 모아진다. 장화탁 동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25bp 인하할 가능성은 60% 정도"라며 "정책당국자나 시장참여자 모두 이 정도 수준을 무난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주형 연구원도 "현재 연방기금선물금리상으로는 25bp 인하될 가능성이 100%"라며 "연말까지 1~2차례의 추가인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효과는 제한적=금리인하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금리인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상대적으로 더 큰 힘을 얻고 있다. 금리인하라는 호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민 연구원은 "MSCI를 기준으로 글로벌증시는 8월 저점에서 7% 이상, 신흥시장은 16% 정도 급등한 상태"라며 "재료의 선반영 효과 탓에 금리인하가 이뤄지더라도 큰 효과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도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하지만 금리인하라는 호재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태라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금리인하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경우 이는 글로벌 기업의 펀더멘털과 채권ㆍ부동산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쳐 경제 사이클상 긍정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망하라=5일간에 이르는 추석연휴가 변수로 지목됐다. 과거 추석 전 증시를 살펴보면 대체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연휴를 앞두고 주식비중을 늘리는 것이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민 연구원은 "우리 증시가 쉬는 동안 미국증시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추석자금 수요에 따른 수급악화가 짐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주형 연구원도 "연휴 때면 큰 규모의 현금수요가 뒤따르고 또 최근 주가흐름이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을 관망하는 접근이 보다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입력시간 : 2007/09/17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