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대ㆍ내외적 불안 요인 속에 횡보 장세를 이어가면서 보수적 투자 전략을 권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 주식형 펀드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갖는 것도 유망하지만 단기 변동성을 감안해 방어적 성향의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해외 펀드의 경우는 장기적인 수준의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감안해 원자재펀드나 러시아펀드 등에 관심을 기울일 만 하다는 분석이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방어적 전략 필요= 펀드 전문가들은 올 1ㆍ4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펀드 투자 전략에 있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1월 경기선행지표가 하락 반전하면서 경기 모멘텀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중국 및 인도 등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긴축 정책 발표로 대외 환경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양은희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차장은 "국내 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배율은 9.3배로 최근 3년 평균 10.6배에 비해 낮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경기모멘텀 둔화 및 주요 국가들의 긴축 가능성 등에 따른 대내외 악재로 주가 상승 여력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후정 동양종합금융증권 펀드 연구원 역시 "중국과 미국의 정책 변화 움직임 및 글로벌 경기의 둔화 가능성 등 위험자산 가격을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을 감안해 당분간 보수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에 따라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에 방어력이 높은 인덱스펀드나 가치주 펀드에 초점를 맞추라고 조언한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연구원은 "대내외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와 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인덱스 펀드 등과 같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펀드를 중심으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해외 원자재 관련 펀드 관심 요망= 해외 펀드의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의 경기 회복세를 감안해 원자재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완제 삼성투자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인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산은 원자재"라면서 "원자재 생산국인 러시아나 커머디티(원자재) 펀드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흥국 시장에 비해 긴축부담이 덜한 러시아나 동유럽, 미국 시장 등에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배분 연구위원은 "러시아의 경우 물가부담이 없어 오히려 조만간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있다"며 "또 미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를 감안해 미국 리츠 편입 비중이 높은 글로벌 리츠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한 투자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고려한다면 중국 등 신흥국에 대한 꾸준한 적립식 투자는 유효한 것으로 지적된다. 서동필 연구원은 "중국 등 신흥국의 경우 단기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한 상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론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최근의 조정이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자산배분펀드 등을 통해 최근의 변동성에 대응하되 중ㆍ장기적으론 신흥 이머징 국가 펀드를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