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의원들이 17일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막기 위해 국회 예결위 회의장의 위원장석을 점거한 채 비켜줄 것을 요구하는 심재철 위원장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흥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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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 몸싸움… 국회 또 '추태'
野, 계수조정소위 구성 저지 위해 예결위원장석 기습 점거'예산안' 싸고 정면 대치… 폭력사태 우려까지
홍병문기자 hbm@sed.co.kr
민주당 의원들이 17일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막기 위해 국회 예결위 회의장의 위원장석을 점거한 채 비켜줄 것을 요구하는 심재철 위원장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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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의 예결위원장석을 점거, 여야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추태가 또다시 벌어졌다.
여야 대표와 대통령의 3자 회담 추진으로 새해 예산안에 대한 대타협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하던 세밑 정국이 국회에서의 여야 간 물리적 충돌로 급속히 얼어붙을 조짐이다. 이러다 1년 전 망치로 국회 상임위 회의실 문을 부쉈던 국회의원 폭력 사태가 또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 40여명은 17일 오전9시40분께 한나라당의 단독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저지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가 위원장석을 기습 점거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이시종 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예결위 회의장에 기습 진입, 예결위원장석을 점거한 뒤 한나라당 소속 심재철 예결특위원장의 진입을 저지한 것이다.
이후 일부 민노당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가 회의장 단상 점거에 가세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은 심 위원장과 함께 "자리를 내놓으라"고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양측의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심 위원장은 10시44분 의사봉 대신 주먹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개회와 정회를 동시에 선언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곧 회의장에서 철수했다.
야당의 예결위 회의장 점거 이후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예결위 별실에서 회동, 내년도 예산안 처리 문제를 협의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야당의 예결위 회의장 기습 점거는 표면적으로는 한나라당의 계수조정소위 단독구성 강행에 대한 반발 표시였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대통령, 여야 대표 3자회담 제안이 나온 마당에 여당이 서둘러 계수조정소위를 단독으로 구성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항의의 뜻이다.
실제로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예결위원장석 점거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야 영수회담이 목전에 있는데 무엇이 급해 오늘 오전10시 계수조정소위 구성에 나서야 하느냐"고 말했다. 여기에 4대강 예산을 둘러싸고 최근 민주당 안에서 이견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과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등으로 당내 위기 의식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야가 대화를 통한 해결책 마련에 실패할 경우 정부와 여당이 예산안 심사기간 지정을 요청한 뒤 여당이 예산안을 단독 강행처리 시도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야당이 물리적 저지로 맞서면 국회 파행 상황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여야 간 벼랑 끝 대치로 새해 예산안 처리가 늦춰질 조짐이 보이면서 사상 처음으로 '준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준예산을 편성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여야 모두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어 막판 극적 타결 노력을 벌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계수소위 구성 문제로 여야 간 갈등 끝에 야당이 예결위 회의장을 점거한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1993년 12월3일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 처리를 막기 위해 예결위 회의장을 점거했고 여당인 민자당은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야당에 저지되자 예결위 간사가 변칙적으로 예산안 통과를 선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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