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14년만에 쿠바 방문… 미국 자극용 선물 안길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적국인 쿠바를 14년 만에 방문했다.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이 11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 도착해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한다. 푸틴은 지난 2000년에도 쿠바를 찾아 피델 카스트로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과 회담했었다. 옛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지도자로는 처음이었던 푸틴의 방문은 한때 소원했던 양국관계를 다시 잇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바나타임스 등 쿠바 언론에 따르면 푸틴은 이번에 산업·에너지·의료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쿠바를 지원하는 협정을 맺을 계획이다. 또 장거리 항공기 제공 문제도 매듭지으면서 쿠바에 선물 보따리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연방하원은 앞서 4일 쿠바가 옛소련에 진 부채 352억달러(약 35조8,900억원) 중 90%를 탕감하고 나머지 35억2,000만달러는 10년 동안 나눠 갚도록 허용하는 동의안에 서명했다.

푸틴이 쿠바에 베푸는 선심은 턱밑의 쿠바와 적대관계에 있는 미국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은 이어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6차 브릭스 정상회의(15~16일)에 참석해 러시아·중국·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이 만드는 브릭스개발은행 설립 협정에도 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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