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이 증시보다 경기에 더 민감"

작년 불황에 미술가격지수 28% 급락속
코스피는 7% 하락 그쳐 변동폭 큰차이

미술시장이 주식시장보다 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한국 아트밸류 연구소장인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4일 '2009년 한국 미술시장의 침체와 변화' 보고서에서 지난 12년간 그림가격의 변화와 종합주가지수(코스피)의 변화를 비교ㆍ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소가 자체적으로 만든 한국미술가격지수(KAPIX)와 코스피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 1998년 두 지수 모두를 100으로 봤을 때 2009년 미술가격지수는 360, 코스피는 349로 비슷한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지수의 변동폭은 2006년까지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이후 최근 3년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시중 유동자금의 증가로 미술시장이 초호황을 누리던 2007년 미술가격지수는 59% 상승했으며 코스피는 24% 상승했다. 하지만 2008년 경제위기가 닥치자 미술가격지수는 28% 하락한 반면 코스피는 11% 하락에 그쳤다. 미술시장의 변동폭이 주식시장보다 2배 이상 컸다. 경기 침체의 영향이 계속된 2009년에도 미술가격지수는 다시 28.24% 하락했지만, 코스피는 7.26% 하락해 경제위기의 충격이 그림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그림에 대한 투자는 주식에 대한 투자보다 위험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고위험 고수익 투자의 경향을 보이지만, 투자안정성을 기대하려면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술시장이 활발하고 안정된 미국에서의 그림가격과 주식가격은 우리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지표인 메이-모제스(Mei-Moses)그림가격지수와 'S&P 500'을 보면,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에 그림가격이 4.8% 하락할 때 주가는 37% 떨어졌고 2009년에 그림이 23.5% 하락한 반면 주가는 23% 상승했다. 연구소는 "미국의 미술시장은 한국과 상당히 다른 궤적을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공개시장인 경매결과를 토대로 연구소가 집계한 2009년 작품가격 10대 작가는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도상봉, 김환기, 장욱진, 유영국, 오지호, 이대원, 김흥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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