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에 기업 인수ㆍ합병(M&A)과 기업공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호황을 누리고 있는 벌크선 업체 뿐만 아니라 사상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근해선사 업체에 대해서도 외국계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M&A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13일 흥아해운은 유상증자 실권주를 일본 야마네해운과 츠네이시조선 출자사인 캄바라키센에 17만주(7.17%)씩 배정했다. 이에 따라 두 일본 해운사는 흥아해운의 3대주주에 올랐으며 양 사의 지분을 합치면 최대주주 지분을 넘어선다.
증권 전문가들은 사상 최악의 불황으로 지난해 41억원의 적자를 낸 흥아해운 실권주에 대한 일본 해운업체의 인수는 단순투자 목적보다는 제한적인 한일노선의 해운물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M&A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벌크선 업체에 대한 M&A 가능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대한해운은 노르웨이의 골라LNG사가 지난 9일 9.94%의 지분을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14.64%로 높이자 지분확대 목적을 파악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벌크선의 호황은 비상장기업의 기업공개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해상운송업 매출액 3위인 범양상선은 산업은행(64.5%)과 채권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장내 매도해 지분분산요건을 갖추는 형태로 이르면 연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범양상선은 지난 66년 6월 설립돼 92년 10월 회사정리절차에 들어갔다가 지난 2002년 5월 회사정리절차를 조기에 종결했다.
범양상선 관계자는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의사결정이 내려지면 주총 이후 구체적인 상장계획과 일정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해상과 한진해운 등의 주가와 2002년, 2003년 순이익을 감안할 때 범양상선의 주당 공모가는 대략 1만5,000원 선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출자전환가가 주당 5,000원(정리채권), 1만원(담보가 있는 정리채권)인 산업은행 등 대주주 측에서도 상장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