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 수출 22개월만에 마이너스

車·부품 등 증가세 둔화로 전년대비 2억弗 줄어
"美시장 소홀" 지적도


2조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수입시장인 미국에 대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22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대미 수출 효자 품목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그동안 계속 수출이 늘고 무역수지도 흑자를 기록해 미국 시장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관세청이 발표한 지난 10월 수출입 실적 확정치에 따르면 대미수출은 46억달러로 1년 전보다 3.6%, 2억달러가량 감소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09년 12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미국에서 2008년 9월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난 후 처음으로 수출이 감소해 부담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관세청은 대미 수출 주력품목인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의 수출 증가세가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둔화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또 석유제품과 반도체의 대미 수출이 반토막 나고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1년 만에 3억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수출입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최대 수출국이 중국으로 바뀐 후 국내에서 미국 시장의 중요도를 간과한 측면이 있다"며 "세계 최대 수입시장인 미국에서의 성공 여부가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할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재정위기가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대(對)EU 수출은 1년 전보다 20%나 줄어든 40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독일(-25.8%), 프랑스(-47%), 영국(-59.3%), 이탈리아(-45.8%) 등 유럽 주요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EU로부터 수입이 지난달 12%가량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달 초 관측과는 달리 대EU 무역수지가 약 4억달러 흑자를 내며 3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7월 한·EU FTA 발효로 관세특혜 품목의 수출이 크게 증가해 기계제품 등 자본재 수입 증가에도 EU와의 무역수지가 흑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로 미국과 EU에 대한 수출은 감소세를 보였지만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과 일본 시장에서 선전해 지난달 전체 수출은 8% 늘어난 468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증가율은 수출을 넘어서 15.6%에 달했으나 규모는 수출보다 작아 무역수지는 41억달러로 2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