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임시국회가 열린다. 5ㆍ31지방선거 후 처음 열리는데다 국회의장 선출 등 후반기 원 구성을 하는 중요한 회기인데도 2006 독일 월드컵축구 때문에 관심 밖으로 완전히 밀려나 있다.
그나마 지방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살펴 여야가 서민경제 살리기에 나서주길 바라고 있지만 벌써부터 부동산대책 및 사립학교법개정과 대통령 연설취소 등을 둘러싸고 대립 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는 출발부터 모양 새를 구겼다. 연설을 하게 됐던 노무현 대통령이 여야가 법안처리에 합의했다는 선명치 못한 이유로 취소한 것이다. 노 대통령의 연설은 남은 임기동안의 시정방향과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 및 대책을 밝힐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청와대와 여당의 난기류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여당이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임시국회의 최대 이슈는 여당까지 선거참패의 주요원인으로 지적한 부동산대책 손질과 종교계 등의 반발이 심한 사학법개정 등 이다. 부동산대책은 여당의 새 집행부가 급격한 세금중심정책을 비판하고 야당도 감세를 주장함에 따라 변화가 예상됐으나 선거 직후 그처럼 높였던 여당의 목소리가 정부의 반대로 날로 낮아져 여야간의 충돌이 예상된다. 여야가 합의한 사학법개정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제유가와 환율 급등락 및 고금리로 하반기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기업의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고 투자 침체로 인해 일자리 창출도 기대만 못하다. 여기에 북한은 내정간섭 발언에 미사일 발사까지 준비하는 등 국내외 여건이 너무 좋지 않다. 정쟁을 할 때가 아니다. 우선 여야는 서민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여당은 서민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기로 했으면 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을 국정에 반영시키는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 야당도 압승으로 밀어준 민심을 국정에 반영시키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상생의 정치로 부동산대책 손질과 사학법 개정은 물론 기업할 맛 나는 분위기 조성 등을 통한 서민경제를 살리는데 앞장 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