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이 1로 밀고 3에 막자 중원 일대에 상당히 큰 흑집이 붙었다. 흑7은 형세가 좋다고 보고 순순히 막아둔 것. 백홍석7단(그는 이날 타이젬의 생중계 해설을 맡았다)은 참고도1의 흑1과 3을 선수로 두고 5에 지키는 것이 흑의 갈길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백8은 반상 최대의 끝내기지만 이 정도로는 만회가 되지 않는다. 흑진은 전체적으로 두터워서 도처에 집이 붙을 전망인데 백은 엷어서 계속 당할 자리만 남았다. "이게 다 우상귀에서 백이 실패한 까닭에 벌어진 사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윤현석) 우상귀를 찬찬히 살펴보면 백의 실리는 10집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여러 수를 투입했지만 실제로 얻어낸 것은 지극히 사소했던 것이다. 원래 1선으로 근근히 넘어간 모양에는 집이 별로 붙지 않는 법이다. 백12는 우변에 남은 뒷맛을 노린 수순. 백14는 백12를 둘 때부터 읽어둔 강습이다. 흑이 참고도2의 흑1로 반발하면 백4 이하 8로 크게 수를 낼 작정이다. 백18까지 우변의 흑진이 많이 삭감되었다. "백이 추월에 성공한 것 아닐까?"(필자) "차이가 많이 좁혀졌지만 여전히 흑이 남아요. 덤을 내고도 두세 집은 남길 것 같아요."(윤현석) 흑이 A에 잡는 것이 안팎으로 20집 가까이 되는 아주 큰 끝내기인데 쌍방이 그곳을 외면하고 있다. 그 자리를 누가 두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