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스/이슈리포트] 인터넷 주식 '옥석' 가리기

지난 40일동안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9.2%와 28.7% 오른데 비해 인터넷 관련주 23개의 상승률은 85.3%에 달하는 등 연일 신고가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인터넷 관련 비지니스는 컴퓨터·ADSL·케이블 모뎀 등 장비업과 접속서비스·검색엔진·인터넷커뮤니티 등의 포털서비스, 정보서비스·전자상거래·금융·교육 등 컨텐츠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모든 분야가 증권시장에서 각광을 받으며 투자열풍을 불어일으키고 있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시장의 관심이 컨텐츠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컨텐츠 관련종목으로 분류할 수 있는 한글과 컴퓨터, 디지털조선, 인터파크 등 8개종목의 주가상승률은 124%에 달해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인터넷 컨텐츠관련주들의 초고공행진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일각에서는 내재가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거품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반면 향후 성장성을 반영하기 때문에 전혀 거품이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거품이라고 주장하는 측도 향후 1~2년 뒤에는 인터넷 컨텐츠 관련주들 가운데 옥석이 가려지며 주가차별화가 진행되리라는데에는 이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어떤 방법으로 옥석이 가려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해답이 없는 실정이고 보면 투자자나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사람 모두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인터넷 비지니스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조금은 인터넷 컨텐츠주들에 대한 옥석을 가리는데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지난주 전세계 대표적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과 인터넷 경매기업인 프라이스라인은 경쟁회사를 상대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법원에 제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마존은 한번 등록한 이후 다음주문때 한번만 클릭하면 되는 서비스를 경쟁회사가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제소했고, 프라이스라인은 그들이 발명한 역경매 시스템을 MS사가 침해했다고 제소한 것이 그 것. 이 두 사건은 비록 어떤 결론이 날지는 몰라도 앞으로 인터넷 비지니스가 어떨게 달라질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이같은 예는 아이디어가 생명이고 진입장벽이 높지않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인터넷 컨텐츠 분야의 특성상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올들어 인터넷 기업들간의 특허분쟁이 지난해보다 70%나 증가했고 우리의 경우도 지난 8월까지 지난해보다 5배이상 늘어났다. 특히 전자결제·보안인증 등 전자상거래의 핵심분야들과 차별적인 아이디어가 생명인 광고 컨텐츠 분야에서 이러한 추세는 날로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선진국기업과 우리 기업들간의 특허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을 필두로 한 선진국들이 인터넷 비지니스 특허권을 인정하는 단계에 접어 들었기 때문에 이대로 있다가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나 아이템에 대해서도 오히려 선진국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할 지 모를 형편이기 때문이다. 결국 서비스나 정보제공을 주로하는 인터넷 컨텐츠업계에서도 서비스의 차별성이나 독특함, 인터넷 고유의 편리함 등을 더욱 발전시키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그것에 대한 지적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이 「보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세계적인 특허권을 보유했거나 이를 추진중인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